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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의존증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정신병원인 A병원의 한 입원환자는 2020년 5월 “병원이 청소, 배식, 세탁 등의 노동을 부과하고 부당한 격리, 강제 주사 투여, 휴대전화 소지 및 사용 등을 제한해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같은 해 8월 병원 측에 청소, 배식, 세탁 등 노동을 환자에게 부과하는 행위를 중단하라 권고했다.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직원들 대상으로 인권교육도 실시할 것도 권고했다. 다만 격리, 강제 주사 투여에 대한 진정은 기각했다.
A병원은 이에 불복해 인권위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취지의 행정소송을 냈다.
병원 측은 “현행법상 정신질환자에 대한 재활치료 일환으로 청소 등을 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없다”며 “진료방법에 관한 의사 재량권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같은 노동은 환자들 동의 하에 이뤄졌고 임금까지 제공한 합법적인 작업치료였다고도 항변했다.
1심 법원은 “병원이 청소 등을 환자에게 부과한 건 헌법이 정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 내지 행복추구권에서 도출되는 환자들의 치료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인권위 결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진료 재량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법원은 “의사는 진료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범위의 재량을 가진다”고 인정하면서도 “그 선택은 임의로 이뤄지는 게 아닌 관계법령에서 규정한 행위준칙에 따라 이뤄져야 하고 진료행위 시행 여부에 관한 환자의 자기결정권 역시 존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신질환 입원치료는 입원일수가 길어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될 우려가 커 그에 부수하는 인권침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병원 측이 노동 대가를 제공했다는 주장 역시 배척했다.
법원은 “환자들이 수행한 청소 등은 본래 병원이 제공했던 서비스로 입원환자들이 진료계약에 따라 제공 받아야 하는 것이고 노동에 대한 대가는 소수의 직업재활 프로그램 참여자에게만 지급됐다”며 “청소 등은 병원의 일방적인 필요에 따라 환자들에게 부과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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