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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3월 두 작가의 작품이 뮤지컬 무대를 장식했다. 주인공은 소설가 조정래(71)와 박상연(42). ‘국민작가’로 불리는 조정래는 1983년 ‘태백산맥’에 이어 ‘아리랑’ ‘한강’ 등 대하소설 3부작을 집필하며 밀리언셀러 작가로 명성을 쌓았다. 박상연은 1997년에 발표한 처녀작 ‘DMZ’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로 만들어지며 주목을 받았고 이후 김영현 작가와 TV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와 ‘선덕여왕’을 함께 집필하며 유명세를 탔다.
두 작가의 작품 중 뮤지컬 ‘태백산맥’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됐고,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는 내달 27일까지 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두 작품 모두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는 민족의 아픔을 담았다는 점에서 닮은 부분이 있다.
-10년도 더 된 작품들인데 지금 무대에 오르는 이유는
“‘태백산맥’은 갈등 많은 우리 역사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생명력을 얻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 민족 모두가 알아야 할 문제라는 점에서 영화나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것 같다.”(조정래)
“‘DMZ’는 1997년에 발표작이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 청량리역에서 JSA 군복을 입은 사람을 무작정 붙잡아 인터뷰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여전히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아직도 이 이야기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박상연)
-뮤지컬 무대를 본 느낌은 어떤가
“사실 영화는 괜찮았지만 뮤지컬로 만든다고 했을 때 당황스러웠다. 원작 자체가 워낙 방대한 분량을 담고 있어서다. ‘태백산맥’이 뮤지컬로까지 만들어지는 것을 볼 때 우리 사회가 많이 성숙해졌고 역사의식도 바뀌었다는 생각이다.”(조정래)
“공연을 두 차례 봤는데 두 번 다 우는 관객이 있었다. 18년 전 낡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소통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에 뭉클했다.”(박상연)
-뮤지컬화 된다고 했을 때 우려했던 점은 없나
“지금의 20대는 통일에 대한 필연성을 느끼지 못하는 세대다. 그 부분이 염려스러웠다. 뮤지컬이 젊은 세대에게 다시 한번 민족의 문제를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조정래)
“18년 전 작품이라 지금의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 통일이나 역사가 탈이데올로기화되는 세대라 젊은 여성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도 고민이었다.”(박상연)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천민자본주의적인 문제가 산적해 있다. 50~60년 전 사회상황을 보면서 오늘의 사회모순을 봐주길 바란다.”(조정래)
“공연을 보고 우리가 분단국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했으면 좋겠다. 통일되는 그날까지 계속 공연될 수 있을 것 같다. 응원해달라.”(박상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