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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는 수주대금을 장기간 분산 수령하는데, 수주시점보다 추후 대금수령(달러 매도) 시점의 환율이 하락한 경우 환손실이 발생한다. 조선사는 이를 피하기 위해 은행에 선물환을 미리 매도, 환율 변동 위험을 회피(환헤지)한다. 선물환이란 일정 시점 외환을 일정 환율로 매매할 것으로 약속한 외국환이다.
최근 조선사의 선박수주가 확대되면서 선물환 매도 수요는 증가하는데 환율 상승으로 인해 은행과 조선사간 선물환 거래의 원화 환산 금액이 증가했다. 은행은 개별 조선사와 외화 대출·보증·파생(선물환거래 포함) 거래 등에 신용한도를 설정해 운영하기 때문에 환율이 급등하면 신용한도가 일시에 소진될 수 있다. 조선사가 선물환을 매도하면 이를 받아준 은행은 선물환을 매수하고 외환시장에 달러를 내다팔아 포지션을 원점으로 만든다. 그로 인해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 확대는 달러 매도, 즉 환율 하락 요인이 된다.
외환당국은 은행의 선물환매입 한도 확대를 유도하고 모자랄 경우 수출입은행이 조선사에 대한 신용한도를 확대해 선물환 매도를 받아주기로 했다. 조선사가 신용한도에 걸려 선물환을 매도하지 못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것이다. 이에 더해 외환당국은 외국환평형기금까지 동원, 조선사로부터 선물환을 직접 매입하고 이를 다시 은행에 되팔아 은행이 선물환을 매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외환당국은 이를 통해 연말까지 약 80억달러 규모의 조선사 선물환 매도 물량이 국내 외환시장에 추가적인 달러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23일 국민연금과 100억달러의 통화스와프를 해 연금의 달러 매수 수요를 줄인 데 이어 조선사 선물환 매도 촉진을 통해 달러 매도 수요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모두 고환율 억제책의 일환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말 정책금리를 4.25~4.5%로 올릴 것을 예고하면서 달러가 급등했지만 이달 들어 유로화, 위안화, 엔화가 달러화 대비 2~3% 하락한 데 반해 원화는 5% 넘게 떨어졌다. 이와 관련 추 부총리는 “미국만 나홀로 달러 강세를 보이면서 전 세계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며칠 사이 원화가 다른 통화보다 하락하는 속도가 빨라 필요시 시장 안정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외환보유액은 금고에 쌓아두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 부분 시장 안정 조치를 위한 것”이며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 수준으로 대외건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