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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인도는 호주, 일본이 포함된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의 회원국으로 중국 견제라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인도는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對) 러시아에 제재에는 미온적인 대도를 보이고 있다.
양측은 이날 회담에서도 우크라이나 수도 인근 도시 부차에서 자행된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정확 등에 대해서는 우려를 함께했지만 대러 제재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를 보였다.
인도는 미국과 영국 등이 수입을 중단한 러시아 원유와 가스를 수입하고 있으며, 러시아산 무기 구입도 계속하고 있다. 인도는 러시아를 규탄하는 유엔 결의에서도 기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쿼드 회원국 중 인도만이 러시아 대응에서 “다소 흔들리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말 이후 두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러시아로부터 1300만배럴의 원유를 구입했다. 이는 지난해 인도가 러시아에서 수입한 원유량(1600만배럴)과 맞먹는 양으로, 제재로 갈 곳을 잃은 러시아산 원유가 인도로 향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러시아산 석유를 비롯해 다른 물품의 수입을 늘리는 것이 인도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가 미국에서 수입하는 에너지가 러시아산보다 훨씬 더 많다는 점을 들어, 미국이 인도의 에너지 공급처 다변화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를 위해 인도를 포섭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이어 미국과 인도 간 안보 파트너십을 강조하면서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을 어떻게 관리할지를 인도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 미국 당국자는 “특별히 인도에 부탁한 내용이 있다”라며 “인도는 독자적으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모디 총리는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무고한 민간인이 살해됐다는 최근 뉴스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우리는 즉각 이를 규탄하고 독립적 조사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을 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금수 조치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인도가 아니라 유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아마 인도의 이번달 총 구매량은 유럽이 오후에 수입하는 러시아산 에너지보다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모디 총리는 러시아측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직접 회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