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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포드는 이날 수익을 낼 수 없을 것으로 예상돼 당초 계획했던 3열 SUV 생산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드차는 현재 건설 중인 테네시 공장에서 내년부터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포드의 존 로우러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러한 차량은 수익성이 있어야 하는데, 고객과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3열 SUV의 비용 구조는 출시 후 12개월 동안 수익을 내야 한다는 회사의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포드는 또 순수 전기차에 대한 연간 자본지출 비율을 40%에서 30%로 줄이고, 다음 3열 SUV에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마크 트루비 최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배터리가 전기차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배터리 크기를 줄일 수 있으면 수익성이 더 좋아진다”고 말했다.
전기 픽업트럭 출시도 내년 4월에서 2027년으로 미뤄졌다. 포드는 2026년에는 신형 전기 밴을, 2027년에는 전기 픽업트럭 2종을 출시하는 등 하이브리드 모델과 기타 전기차 개발을 우선시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수익성 있고 자본효율적이며 성장하는 전기차 사업을 제공하고, 더 적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더 많은 옵션을 추가하는 등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드는 다만 미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은 더 늘리고 생산 일정도 앞당기기로 했다. 포드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함께 머스탱 마크-E 모델에 사용되는 일부 배터리 생산을 내년 폴란드 공장에서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세액공제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아울러 SK온과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 켄터키주 1공장에선 2025년 중반부터 ‘E-트랜짓’ 전기트럭과 ‘F-150 라이트닝’ 전기 픽업트럭의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포드는 이를 통해 상당한 비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포드의 이번 조치는 북미 로드맵을 비롯해 전기차로의 전환 전략에 대한 광범위한 업데이트의 일환으로 이뤄졌으며, 이번 결정으로 19억달러(약 2조 5365억원)의 손실을 예상했다.
FT는 포드의 전략 변화에 대해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것, 그리고 제조사들이 이에 적응해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가격은 비싼데 충전소 등 공공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은 전기차 구매를 꺼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앞서 포드와 테슬라 등 미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전 세계적인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을 우려하며 값싼 중국 전기차가 아직 미국 시장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도 저가형 전기차가 쏟아져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