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성호 "청년최고 엄마카드 논쟁? 나는 北거지에서 자수성가"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국민의힘의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본격 막을 올렸다. 이데일리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에 출마한 주요 후보를 대상으로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저는 누구보다 가난과 차별이 주는 아픔을 극복한 사람입니다. 온갖 풍파를 겪으면서 누구보다 청년들의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게 됐죠.”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으로 출사표를 던진 지성호 의원(사진=김태형 기자)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과 차별되는 강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북한에서 최하층민으로 분류되는 꽃제비(노숙 아동) 출신인 지 의원은 2020년 국민의힘 1호 영입 인재로 정치에 입문한 날이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일이기도 한 지난 8일 집권여당 청년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다.

지 의원은 “20대 초중반 대한민국에 오니까 학연, 지연 어느 것도 없는 상황에서 주거, 입시, 결혼 문제를 겪었다”며 “요즘 엄마 카드니 내돈 내산이니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저는 자수성가로 당당하게 명함을 내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친윤 정체성을 내세운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과 비윤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서로 ‘엄마 카드로 정치한다’, ‘기자들에게 돈 자랑, 집안 자랑하는 걸로 유명하다’며 치고받은 사실을 꼬집은 것이다.

지 의원은 자신의 청년 최고위원 당선이 북한 김씨 왕조 독재 체제에 균열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꽃제비 출신이고, 팔다리가 없는 장애인이고, 평양에도 못 가본 저 같은 사람이 대한민국에서 잘 되는 것을 가장 싫어하고 두려워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청년 최고위원 선출은 북한 주민에게 큰 충격과 동시에 희망을 줄 것”이라며 “북한 당국이 아무리 대한민국은 나쁘다고 세뇌 교육을 한들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북한에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에 해당한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으로 출사표를 던진 지성호 의원(사진=김태형 기자)

지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의원과 러닝메이트를 결성했다. 안 의원을 당대표 적임자라고 판단한 이유에 대해서는 “많은 정치인이 말과 행동이 다르다”며 “안 의원은 단순히 말과 행동을 넘어, 나의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내어준 사람”이라고 말했다. 1998년 컴퓨터 백신 ‘V3’를 개발한 뒤 일반에게 무료로 보급하고, 2011년 ‘동그라미재단’을 설립해 안랩(안철수연구소) 지분의 절반(당시 약 1500억원)을 기부한 모습이 “와닿았다”고 전했다.

나아가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만든 사람이기 때문에 결과까지 만들 책임이 있다”며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의석수가 많아져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청년·중도·수도권 확장성을 갖춘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정부 대북정책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는 “우리의 생각보다 북한이 강경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우리는 문재인 정부와 다르다. 북한이 하자는 대로 다해주고, 간첩이 버젓이 돌아다니는데 묵인하는 정부는 아니다. 무엇보다 국민 정서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 의원은 “북한 역시 기댈 데가 없는 상황이고, 담대한 구상은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오기만 한다면 도와줄 수 있는 많은 게 있다”며 “북한통인 한 사람으로서 지금 가는 길이 가장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