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의 드론(무인 항공기) 공습의 표적이었던 차량 운전자가 미국 구호단체의 협력자였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동영상 조사, 운전자 동료와 가족들의 인터뷰를 통해 드론이 공격한 차에 폭발물이 실려있었는지, 운전자가 IS와 관련돼 있는지와 2차 폭발의 여부 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운전자가 이슬람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와 관련됐고 폭탄 테러를 감행하려고 했다는 미국 국방부의 발표를 반박하는 내용이다. 2차 폭발이 있었다면 테러를 위한 폭발물을 소지했다는 의혹 제기가 가능하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드론이 공습한 차를 운전했던 남성은 제마리 아흐마디(43)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구호단체 ‘영양·교육인터내셔널’(NEI)을 위한 전기 기술자로 2006년부터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아흐마디가 공습 당일 일상적인 생활을 했지만, 미군이 IS의 테러와 관련된 행동들로 간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흐마디는 그날 NEI 동료들을 차에 태워 출근하고 카불 시내의 경찰서를 방문해 난민에게 식량을 분배할 수 있도록 허가를 요청하는 등 특별히 이상한 행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그가 저녁에 차를 몰고 집 마당에 도착했을 때 미군 드론이 차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숨졌다.
뉴욕타임스는 미군이 추적하던 아흐마디의 차가 IS 안가에 도착하고 그가 카불 공항에서 테러를 감행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또 미군이 아흐마디의 차 트렁크에 실려있던 물통들을 폭발물로 잘못 추정했을 수 있다고 봤다.
지난주 마크 밀리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이 드론 공습과 관련해 “2차 폭발이 있었기 때문에 차에 폭발물이 있다는 합리적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현장 조사를 토대로 드론 미사일의 폭발, 차량 화재 말고 추가로 강력한 폭발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