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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조정이 남긴 숙제[금융시장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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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기자I 2026.09.21 05: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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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증시 조정이 남긴 숙제[금융시장 돋보기]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주식시장이 대세 상승 후 조정국면에 있다. 작년부터 대세 상승은 정책(자본시장 개혁)이 길을 닦고 반도체 등 첨단분야 경쟁력이 재료가 된 구조적인 자본시장 재평가 자체였다. 그러나 단기간의 패닉 조정은 체질 변화를 위한 과제도 분명히 드러냈다.

하나의 과제는 지속적인 시장개혁이다. 증시 조정은 개혁의 깊이나 속도에 대한 부정 평가나 의구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의 순환적인 리밸런싱(위험관리) 때문이란 게 대체적인 평가다. 외신들은 지속적 시장개혁을 오히려 주문한다. 체질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정책 수요를 지속 발굴해야 한다. 또 하나의 과제는 상승장에서 과소평가된 시장 ‘쏠림’ 문제이다. 경제와 산업의 쏠림이 주된 원인이라 자본시장정책만으론 한계 있지만 쏠림의 구조적 성격으로 인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쏠림 완화가 더 중요해졌다.

지배구조 개혁은 제도 변화만 보면 사실 8부 능선을 넘었다. 이사의 책무(충실의무 대상 확대)와 구성(독립이사 비중 확대), 선임 방식(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임 확대) 등 지배구조 개혁이 속도감 있게 완결됐고 주주환원도 자사주 원칙 소각, 예외 주주통제 강화, 보유 및 처분 공시 강화를 통해 질적 변화를 이뤘다. 기업가치제고계획, 지배구조보고서 등 강화된 실행 수단을 통해 정책효과를 최대한 끌어내는 게 중요해 졌다.

그러나 근본적인 질문은 남았다. 소유집중이 심한(지배주주 지분율 40%대) 우리나라에서 영미형 국가 같은 지배구조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사회 개혁만으로 과도한 기대는 성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수합병(M&A) 등 자본거래에서 일반주주를 두텁게 보호하는 제도 개선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중복상장과 관련해 대주주 의결권 3% 룰 도입은 일반 주주의 통제를 실질화하는 의미있는 조치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의무공개매수 도입 논의는 중요하다. 도입이 되면 개미투자자도 경영권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M&A시장의 좋은 딜과 나쁜 딜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인수제안 50%+1 이상 요건은 상장기업의 높은 지배주주지분율을 고려할 때 일률적 적용보다 지배주주 지분율에 따라 유연하게 설계하는 것이 일반투자자보호 목적에 보다 부합할 것이다. 또 지배권 교체 후 미래가치를 비관할수록 경영권프리이엄을 받고 매도하려는 투자자가 많을 것이므로 초과청약의 경우 영국처럼 모두 의무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튜어드십코드 또한 관여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과제는 쏠림과 변동성 관리다. 직접 대책으로 대표 투자지수에 편입 한도(cap) 두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캡 도입은 장단점이 있어 신중히 판단할 문제이나 단일종목캡(24%)과 종목합산캡(4.5% 이상 종목 합산 48% 이하)을 엄격하게 운용하는 나스닥 100을 비롯해 산업 쏠림이 심한 네델란드(ASML), 덴마크(노보노디스크), 핀란드(과거 노키아) 등 대만을 제외한 많은 나라에서 캡을 두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이들의 운영 경험을 살피며 숙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론 캡을 도입한다면 그에 따른 투자자 선택권 제약을 액티브펀드 등으로 보완 가능한지, 캡 조정에 따른 특별리밸런싱이 어느 정도 시장 충격을 야기하는지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돼야 할 것이다.

근본적인 대책은 장기투자의 기관투자자 육성일 것이다. 인공지능(AI) 시대 최강의 첨단 기술력으로 거듭나는 국내 산업 경쟁력과 국내 증시의 글로벌 비중 상승(3%) 등을 고려하면 기관투자자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를 예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것은 적립금 500조원의 퇴직연금과 준비금 1000조원의 보험회사가 제대로 된 기관투자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두 주체는 무늬만 기관투자자이지 실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와 선진시장의 중요한 차이이다. 형식과 실질의 격차가 메워질 수 있도록 기금형 퇴직연금을 제대로 도입하고 글로벌 보험사처럼 보험사가 기관투자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자본규제와 운용규제를 혁신할 때 자본시장도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질적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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