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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긍정적인 변화가 눈에 띈다. OECD 기준 우리나라 국민연금의 총소득대체율은 33.4%로 2년 전 발표된 31.2%보다 높아졌다. 연금개혁을 통해 법정 소득대체율도 2026년부터 43%로 상향되면서 노후소득보장 기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보고서에서 가장 무겁게 다가오는 대목은 노인 빈곤 문제다. 우리나라 66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39.7%로 OECD 평균인 14.8%의 약 3배에 이른다. 불안정한 노동시장, 짧은 가입 기간, 퇴직연금의 낮은 활용도, 개인의 자산 형성 격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노인소득의 구성에서도 우리나라의 특징은 뚜렷하다. OECD 국가들은 공적연금과 퇴직연금이 노후소득의 중심축을 이루지만 우리나라는 근로소득 비중이 약 50%에 달한다. 많은 노인이 연금을 받으면서도 생활비 마련을 위해 계속 일하고 있다는 의미다.
OECD 국가들의 최근 연금개혁 방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부분 국가는 연금수급연령을 점진적으로 높이고 오래 일할수록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유인을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연금과 근로를 자유롭게 병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여성의 경력단절을 보완하기 위한 출산·양육 크레딧을 확대하며 저소득층과 플랫폼 노동자 등 연금 사각지대를 줄이는 정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번 연금개혁을 통해 출산크레딧 확대와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 강화 등 의미 있는 제도 개선을 이뤄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OECD가 지적한 구조적 과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앞으로 국민연금이 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첫째,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국민의 신뢰를 함께 높여야 한다. 둘째,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 조화를 이루는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를 완성해야 한다. 셋째, 건강한 고령층이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도록 고용정책과 연금제도를 유기적으로 연계해야 한다. 넷째, 여성과 비정규직, 플랫폼 노동자, 저소득층 등 연금 사각지대를 지속해서 줄여 누구나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OECD 보고서는 우리에게 분명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의 연금개혁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이라는 숫자의 조정을 넘어 국민의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정책이어야 한다.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 조화를 이루고 건강한 고령층이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과 촘촘한 사회안전망이 함께 구축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노후소득보장체계가 완성될 수 있다.
무엇보다 미래세대가 충분한 가입 기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이 길수록 노후소득보장 기능이 커지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18세 도달 생애 첫 보험료 지원제도’는 이러한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정책이다. 청년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시점부터 국민연금 가입을 지원하는 것은 단순한 보험료 지원이 아니라 미래의 노인 빈곤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투자이자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앞으로도 청년층의 가입 확대와 가입 기간 연장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지속해서 이어져야 한다.
국민연금은 오늘의 노인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지금 보험료를 내는 청년과 미래 세대에게도 ‘국가는 당신의 노후를 끝까지 함께한다’라는 믿음을 주는 제도여야 한다. 국민연금의 미래는 곧 대한민국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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