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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1월 31일 오전 8시 10분 레바논 주재 한국대사관 도재승 2등서기관은 대사관 앞에서 무장 괴한에 피랍된다. 이슬람교와 기독교간의 내전이 펼쳐지는 레바논에서 한국 외교관을 납치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무장단체는 ‘리비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투쟁혁명 세포’로 알려졌고, 이들은 돈을 요구했다. 정부는 긴 협상을 이어갔고, 도 서기관이 풀려난 건 납치 1년 9개월만인 1987년 10월이다. 영화 비공식작전은 교섭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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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탈레반 등 무장단체가 우리 국민을 납치하고 살해하는 사건은 2007년 샘물교회 사건 이후 급감했다. 외교부가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이라크 등을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여권법 개정에 따라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 해외 국가를 방문하거나 체류하는 것을 중지하는 ‘여권의 사용제한’ 조항은 2007년 4월 20일부터 시행됐다.
샘물교회 사건은 선교를 위해 교회 성도들이 그해 7월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건 이후 외교부는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소말리아 3개 국가를 16년째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하고 있다. 이외 러시아 일부지역, 리비아, 시리아, 수단,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예멘, 우크라이나, 필리핀 일부지역, 이스라엘(가자지구) 등이 여행금지 국가다.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지역에서 해적이 많아진 것은 경제적 이유 탓이다. 극심한 가뭄 탓에 식량 부족이 만연하고, 이슬람 무장단체 알 샤바브가 장악하면서 해적활동이 생계수단이 됐다.
이에 우리 정부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해적 피해를 막기 위해 청해부대를 2009년부터 파견하고 있다. 현재는 광개토대왕함급 구축함을 보유한 청해부대 40진이 소말리아 해적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임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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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해외 피랍 예방법’을 4가지로 안내한다. 먼저 여행지에서 낯선 이들에게 자신의 이름, 숙소, 향후일정 등 여행 관련 정보나 개인정보를 알려주지 말라고 권고한다.
더불어 공신력 있는 여행사 또는 현지를 잘 아는 사람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라고 한다. 또 납치나 강절도 등 신변 위협을 항상 고려하면서 주변의 변화를 경계하고, 현지 문화를 거스르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주의한다.
외교부 영사안전국은 여행사와 선교단체 등을 대상으로 안전간담회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전 세계 테러ㆍ치안 동향 공유 △종교 관련 해외법령 제ㆍ개정 정보 공유 △피랍상황 가정 모의훈련 프로그램 실시 △트라우마 힐링센터 운영 등을 안내하고 있다.
또 안전한 해외여행을 위해 홈페이지와 ‘해외안전여행 국민여행’ 앱에 현지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정강 외교부 영사안전국장은 “여권법에 따라 여행금지구역을 설정한 이후로는 무장단체 피랍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여권분실 등 다양한 사건사고가 발생하는데, 외교부 홈페이지 등 안내를 통해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