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편지묶음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편지 하나 / 깨알 같은 작은 글씨, 연보라 잉크 얼룩이 번져 있었네 / 그땐 생각지도 못한 이별, 사랑의 연(緣)은 끊어진 것인가 / 낙엽이 먼지로 사라지듯 우리 행복했던 시절도 사라지고 마는가"
약 2분간의 노래가 끝나자 객석에 있던 해리포터 작가 조앤 롤링(Rowling)과 런던 시장 보리스 존슨(Johnson), 영국 총리 부인 사라 브라운(Brown) 등 300여명의 자선경매 참석자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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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부른 주인공은 80세를 눈앞에 둔 미하일 고르바초프(Gorbachev ·78) 전 소련 대통령. 그는 지난 6일 밤 런던 외곽 햄프턴 코트에서 열린 자선경매 행사장에서 노래를 불렀고, 소문이 퍼지면서 뒤늦게 화제가 됐다. 특히 1999년 백혈병으로 타계한 부인 라이자 고르바초프를 회상하며 노래를 불렀다고 해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행사를 주관했던 주간 '노바야 가제타(새 신문)'의 대주주 알렉산드르 레베데프(Lebedev)는 17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고르바초프가 예정에 없던 노래를 불렀다. 구슬픈 노랫말도 인상적이었지만 78세 노인답지 않은 윤기 있는 음색이 찬사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고르바초프는 "아내를 회상하며 그녀가 생전에 좋아했던 러시아 노래 7곡을 직접 불러 CD에 수록했고, 스타르예 피시마는 그중 한 곡"이라고 했다. 고르바초프의 노래가 담긴 이 CD는 자선경매에서 한 영국인이 10만파운드(약 2억710만원)에 사갔다고 현지 가디언이 17일 보도했다. 고르바초프는 평소 러시아에 거주하며 자선경매 초청을 받아 런던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