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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또 연기한 '명성황후', 3회 프리뷰 먼저 공개한 이유는

장병호 기자I 2021.01.21 06:00:00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에 개막 잠정 연기
50% 이상 달라진 공연, 프리뷰로 첫 공개
무대·의상·음악 변화로 ''리마스터링'' 무대
"공연장 방역 조치 완화되면 바로 개막"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5주년을 맞아 이전 공연보다 50% 이상 새롭게 변한 ‘명성황후’를 프리뷰를 통해서라도 먼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공연제작사 에이콤의 윤홍선 대표는 개막을 다시 연기한 뮤지컬 ‘명성황후’를 프리뷰 공연으로 먼저 선보인 이유를 이 같이 털어놨다.

뮤지컬 ‘명성황후’의 프리뷰 첫 공연이 열린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로비(사진=장병호 기자).
‘명성황후’는 25주년 기념 공연으로 초연을 선보였던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지난 6일 개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로 ‘객석 2칸 띄어앉기’가 적용되는 상황에선 공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19일로 개막을 한 차례 연기했다. 2.5단계 조치가 오는 2월 1일까지 연장되자 지난 16일 개막 잠정 연기를 다시 결정했다. 대신 19~20일 총 3회에 걸쳐 프리뷰 공연으로 관객과 미리 만났다.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로비에서 만난 윤 대표는 “배우들도 2개월 넘게 연습을 했고 공연장에 무대까지 이미 다 설치한 상황에서 또 다시 개막 연기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며 “여러 가지로 많이 힘든 상황이지만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프리뷰 공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명성황후’는 준비 과정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연 연습장인 남산창작센터에서 연습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서울시가 지난달 5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서울시 문화예술시설의 운영 중단을 결정하면서 연습마저 잠시 중단해야 했다. 개막까지 두 차례 연기되면서 배우, 스태프들은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있다.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명성황후 역을 맡은 배우 김소현(왼쪽), 신영숙의 캐릭터 포스터(사진=에이콤).
‘명성황후’는 명성황후 시해 100주기를 맞아 1995년 12월 초연한 작품이다.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한데 이어 1997년 초연 2년 만에 한국 창작뮤지컬 최초로 브로드웨이(뉴욕 링컨센터)에 진출해 화제가 됐다. 2002년에는 웨스트엔드(런던 해머스미스극장)에서도 공연했다. 그동안 1300회 이상 공연해 누적 관객 190만명을 기록한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창작뮤지컬이다.

이번 공연은 25주년 기념 공연답게 무대, 의상, 음악 등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영화로 치면 ‘리마스터링’이라 할 만한 변화를 이날 공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노래로만 극을 이끄는 성 스루(sung-through) 형식에서 벗어나 대사를 추가해 극적인 요소를 강화했다. 무대 또한 LED 패널을 이용해 다채로운 영상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고, 새롭게 제작한 의상으로 화려함을 더했다. 작곡가 양방언이 국악기를 적극 활용해 편곡한 음악도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배우들은 어렵게 무대에 오른 만큼 열연을 펼쳤다. 주인공 명성황후 역을 맡은 배우 김소현은 커튼콜에서 감격에 겨운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명성황후’의 본 공연 개막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윤 대표는 “공연장 내 방역 조치가 완화된다면 바로 개막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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