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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임금 체불'도 재능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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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성 기자I 2020.10.08 06: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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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스태프 '임금 체불'로 논란 빚었던
변숙희 대표를 '재능 있는 인물'로 소개
당시 스태프 "아직 돈 못받아..포기상태"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정보원이 배포한 보도자료가 공연계의 ‘공분’(公憤)을 사고 있다. 배우, 스태프들의 출연료 미지급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사람을 ‘재능 있는 문화계 인물’로 소개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문체부가 공연계 고질적 문제인 임금 체불을 장려하는 꼴”이라며, 헛웃음을 짓고 있다.

최근 문화정보원은 중소규모 공연·행사·축제 문화를 만들어가는 재능 있는 인물을 소개하는 ‘릴레이 인터뷰’의 두 번째 주자로 변숙희 수키컴퍼니 대표를 선정하고, 그와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변숙희는 인터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을 향해 “이럴 때일수록 제작사나 배우 모두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며 “앞으로도 생길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를 깊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화가 곧 삶이고 우리는 삶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이라며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다시 하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10년 후 본인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늘 선구자로서 없는 것을 개척하고 힘든 사람은 손잡아 주며 함께 가는 그런 멋진 인간으로 나아가길 바랄게”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띄웠다.

구구절절 옳은 얘기다. 하지만 화자(話者)가 변숙희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는 올해 2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를 올리면서 배우, 스태프들의 임금 미지급 사건으로 갈등을 빚었던 인물이다. 당시 변숙희는 투자사인 KT가 약속한 제작비를 지급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고 했지만, 임금 미지급 건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여명의 눈동자’는 2019년 초연에서도 투자비 문제로 말썽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변숙희를 보는 공연계 시선이 곱지 않다.

문화정보원은 보도자료에서 “변숙희가 내년 1월 창작 뮤지컬 ‘1987’(가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연계 관계자들은 임금 체불 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복귀하는 것이 적절한 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공연계 최대 병폐로 꼽히는 임금 체불의 경우 일부 공연제작사들이 상습적, 반복적으로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명의 눈동자’와 비슷한 시기에 임금 체불 논란이 일었던 뮤지컬 ‘위윌락유’의 제작사 엠에스컨텐츠그룹은 2018년 임금체불 문제가 있었던 ‘오! 캐롤’에 쇼미이더그룹과 공동제작으로 참여했던 곳이다. 뮤지컬 ‘영웅본색’의 제작사인 빅픽쳐프로덕션은 ‘바넘’ ‘아이언 마스크’ 등으로 출연료 미지급 문제를 일으켰던 제작사 킹앤아이컴퍼니 대표가 차린 회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자본금 없이 스타 배우들을 앞세워 일단 공연을 올린 뒤, 수익이 나면 추후 임금을 정산하는 식으로 운영한다. 흥행에 실패하면 다음 작품의 수익으로 전작에서 발생한 빚을 갚아나가는 식으로 ‘돌려막기’를 한다. 이 과정에서 주·조연급이 아닌 앙상블 배우, 스태프들의 임금 지급은 늘 뒷전으로 밀려 ‘체불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여명의 눈동자’에 참여했던 한 스태프는 “아직 (변숙희로부터) 미수금을 받지 못했다”며 “어떻게 받아야 할지 방법도 모르겠고, 법적 다툼을 하는 것도 여의치 않아 사실상 포기 상태”라며, 속상해 했다. 한편, 문화정보원 측은 “인터뷰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과거 이력 등을 충분히 검증하지 못했다”며, 뒤늦게 해명했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포스터(사진=수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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