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남미 음식에 빠질 수 없는 살사 소스의 주재료인 토마티요가 5천만 년이 넘는 고대부터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화석이 발견돼 토마토의 진화 역사가 생각보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됐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8일 보도했다.
가지과 꽈리 속인 토마티요(tomatillo: 학명 Physalis)는 작은 토마토 모양에 토마토 맛이 나며 꽈리처럼 꽃받침에 싸여 있다.
미국 펜스테이트 대학 과학자들은 아르헨티나의 고대 화석 유적지인 라구나 델 운코에서 껍질에 싸여 있는 5천220만년 전의 토마티요 화석을 발견했다고 미국 지질학회 연례 회의에서 발표했다.
이 화석은 화산재가 쌓인 호수 바닥 퇴적층에서 발견됐으며 화산재 속의 광물 분석을 통해 정확한 연대가 밝혀졌다.
지름 2.3㎝의 이 토마티요 화석은 물론 납작해진 형태이지만 짙은 색 열매가 골 진 꽃받침으로 덮여 있는 모습, 꽃받침에 큰 골이 5개, 작은 골이 5개 나 있는 모습조차 오늘날의 토마티요와 똑같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가지과 식물에는 토마토와 감자, 가지가 포함돼 있는데 화석 증거와 유전자 분석 결과는 모두 가지과 식물이 남아메리카에서 유래해 여러 갈래로 갈라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남아메리카에서는 가지과 식물의 씨앗 화석만 발견됐을 뿐 고대 화석들은 대부분 유럽에서 발견되고 있다.
지금까지 남아메리카에서 발견된 토마토 화석 가운데 씨앗보다 큰 가장 오래전 것은 1천600만년 전의 것이었다.
연구진은 “이 토마티요 화석은 토마토-감자-가지과 식물 전체를 보여주는 최초의 화석”이라면서 이는 가지과 식물이 남아메리카에서 처음 다양화했을 것이라는 가설과 맞아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또한 토마토의 진화 역사가 생각보다 길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다.
지난해 과학자들이 토마토의 게놈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토마토 게놈은 약 6천만년 전에 갑자기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토마티요의 화석이 발견됨에 따라 가지과 식물의 분자시계가 너무 짧은 연대를 가리키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토마티요 외에 소철과 나무 등 라구나 델 운코에서 발굴된 11종류의 화석들을 제시하면서 이 중 대부분은 분자시계의 나이가 화석보다 어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밖에 남아메리카 최초의 떡갈나무인 구실잣밤나무(Castanopsis) 잎과 도토리 화석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구실잣밤나무 잎 화석은 가시잎소철(Encephalartos)로 불리는 아프리카 구실잣밤나무가 남아메리카에서 유래했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증거이다.
이 두 종류의 식물은 한때 호주와 남극대륙, 남아메리카 및 아프리카를 모두 포함한 곤드와나 초대륙의 숲에 서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고대 종 가운데 일부는 아직도 호주와 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단에도 서식하지만 남아메리카에서는 대부분 멸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