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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금리 따라 공제회 이자율도 '뚝'…추가 인하 눈치게임

김대연 기자I 2023.05.13 15:00:00

[주간LP동향]
시중금리 떨어지자 공제회도 이자율 인하
회원들 눈치 보며 추가 인하 시기 고려 중
이미 회원 유입 증가하고 여유자금도 ''쑥''
다만 자주 조정 어려운 만큼 신중한 상태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국내 주요 공제회들이 시중금리에 따라 급여율(이자율)을 다시 인하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연 5%대를 웃돌던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자 시장 동향에 맞춰 발 빠르게 태세 전환에 나선 것이다. 회원 이탈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공제회들이 올해는 회원 증가로 여유자금을 마련하면서 부담감을 한층 내려놓을 전망이다.

국내 주요 공제회 급여율 변경사항. (자료=각 기관)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경찰공제회는 이르면 다음 달 대의원회를 거쳐 목돈수탁복지저축 등 예금상품 급여율을 인하할 예정이다. 급여율은 회원들이 내는 저축금에 복리로 적용되는 이자율을 말한다. 앞서 경찰공제회는 지난 1월부터 목돈수탁복지저축 금리를 기존 4.7%에서 최대 6%(만기 1년 기준)까지 대폭 올린 바 있다. 당시 기존 상품을 해약하고 재가입하는 회원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약 한 달간 중도해약·재가입 제도를 운영하기도 했다.

지난해 국내 공제회들은 주요 은행들 예금 금리가 5%대로 가파르게 오르면서 수차례 급여율을 인상하느라 바빴다.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와중에 급여율 인상에 따라 회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비용이 많아지자 한동안 유동성 문제를 겪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 공제회는 단기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어음(CP) 발행 채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CP는 단기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기업이 발행하는 것으로 발행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투자 여부와 발행조건이 결정된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주요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까지 하락하면서 공제회 예금상품 급여율과 차이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간 급여율을 올리고 가입 단위를 낮추며 회원 모집에 열을 올리던 공제회들이 올 들어 하나둘씩 급여율을 낮추는 이유다.

이미 교직원공제회는 올해 벌써 두 차례 목돈 및 퇴직생활급여 이자율을 조정했다. 지난 3월 목돈급여와 퇴직생활급여(부가금형, 적립형) 연복리를 5.70%에서 4.80%로 0.9%포인트(p) 내린 후, 이달부터 각 4.20%로 0.6%p씩 또다시 인하했다.

행정공제회도 지난달부터 최근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 수준에 맞춰 한아름목돈예탁급여 부가율을 연 5.70%에서 5.10%(1년·만기지급식 부가금 연지급식) 등 가입기간과 납부방식에 따라 연 3.06~5.10% 사이로 인하했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목돈급여 이자율을 5.0~5.5%에서 3.75~4.75%로, 과학기술인으뜸적금 고정금리를 5.0~5.3%에서 4.5~4.75%로 대폭 조정했다.

다만, 지난해 역대 최대폭으로 회원퇴직급여 이자율을 인상한 군인공제회는 아직 변동 없이 4.40% 수준을 그대로 유지 중이다. 과거에는 1년에 한 번꼴로 회원 이자율을 조정했지만, 지난해는 회원저축상품 금리 인상만 1·3·7·8·10·11월 등 총 6번 추진한 바 있다.

특히 올 상반기부터 저축상품 급여율을 내리기 시작한 공제회들은 여전히 시장 상황을 고려하며 추가적인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유동성 문제를 우려하면서도 숨 가쁘게 급여율을 올려야 했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기관투자가들은 회원 복지와 직결된 급여율을 대체로 분기별로 조정하고 자주 변화를 줄 수 없는 만큼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공제회 CIO는 “지난해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시중 자금이 쏠리는 상황이 발생했고, 거의 모든 공제회가 목돈 급여율을 인상하게 됐다”며 “올해는 반대로 공제회들이 유동성 리스크에서 많이 벗어나면서 시중금리도 내려가다 보니 거기에 맞춰 급여율을 낮추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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