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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한류’ 이끄는 韓 딸기…지난해 4800만 달러 수출

이윤화 기자I 2019.03.06 07:49:20

미국, 호주 등 세계인 입맛 사로잡은 ‘달콤함’
동남아에선 한국 딸기를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수출특화 품종 킹스베리·설향·매향 등 좋은 반응
외래품종에 비해 당도 높고 큼지막한 크기 장점

태국에서 열린 ‘I Love K-Strawberry’ 행사 모습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딸기 주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국 딸기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미국, 호주, 러시아 수출은 물론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한국 딸기에 대한 열풍이 불고 있다.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달콤한 한국산 딸기가 초콜릿을 밀어내고 밸런타인데이 선물이 될 정도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한국은 아시아 2위, 세계 순위로는 7위 딸기 수출국이다. 글로벌 1위이자 아시아 1위는 전세계 딸기의 40%를 생산하고 있는 중국이다.

수출액만 놓고 봐도 딸기는 농수산식품 수출 효자다. 수출량과 금액 모두 꾸준히 늘고 있다.국산 딸기 수출량은 지난 2015년 3678톤(t)에서 지난해 4895t으로 증가했다. 수출액은 3300만달러(약 371억원)에서 지난해 약 4800만 달러로 1500만 달러 이상 늘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日 넘어 딸기 종자 국산화, 수출 효자 상품으로

사실 한국 딸기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일본의 영향권 아래였다. 국내 생산 딸기의 90%가 일본 품종이었다.

이에 정부는 국산 농산물 종자 개발에 나섰다.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딸기연구사업단’을 꾸려진 때가 2006년. 이후 국산 딸기 품종을 연구, 보급한 결과 국내 우수 품종 ‘매향’과 ‘설향’이 개발됐다. 매향과 설향 등 국산 품종 딸기는 일본산을 밀어냈다. 지금은 보급률이 95%에 달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월말 경남 진주 딸기 농단 방문해 “10~20년 전에는 딸기 종자 주권이 없었는데 이제는 수출까지 하고 있다”며 “딸기 주권을 회복한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종자별로 보면 설향 품종이 국내 유통 중인 딸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 개인 육종가가 개발한 ‘장희’ 품종을 개량한 것이지만 우리나라 기후에 맞다. 한겨울 재배에 적합하고 병충해에도 강하다. 신맛은 적으면서 당도는 높고 과육은 부드럽다.

매향과 설향을 교배한 ‘싼타’, 매향과 일본품종 레드펄을 섞은 ‘죽향’ 등 국산 고품질 딸기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들 고급 품종은 백화점 등에서 유통되거나 수출전용으로 재배된다. 크기가 큰 왕 딸기 ‘킹스베리’ 같은 신품종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며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aT 수출유망품목인 미래클 Best 5 품목에 이름을 올린 논산 왕딸기 ‘킹스베리’(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 동남아 시장 석권한 韓 딸기, 미국·호주에도 진출

국산 딸기 수출지역도 동남아시아에서 미국, 호주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2017년 기준 국산 딸기 주요 수출국은 홍콩,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가 전체 수출액의 91%였다.

한국 딸기의 수출 경쟁력은 ‘달콤한 맛’에 있다. 동남아시아 내에서도 딸기 생산 농가들이 있다. 그러나 맛이 좋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고, 대부분은 미국산이 유통됐다. 미국산은 신맛이 강하고 단맛이 강한 단점이 있다. 덕분에 한국 딸기는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다.

농축산부와 aT는 딸기수출협의회와 공동 마케팅을 통해 지난 2월 태국에서 한국 딸기를 알리는 ‘아이 러브 케이-스트로베리(I Love K-Strawberry)’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달 2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현지 유통 매장에서 열린 충남 논산 딸기 판촉 현장에서는 30분 만에 1t 물량이 완판 되기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한국산 딸기가 처음으로 호주에 정식 수출했다. 올해 1월에는 메카’충남 논산에서 재배한 설향과 킹스베리로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섰다. 설향과 킹스베리 1160㎏을 미국 뉴욕시 대형마트에 납품했다. 특히 신품종인 킹스베리는 크기와 맛·식감으로 해외 바이어에게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성과에도 농축산 전문가들은 신품종 개발과 품질 개선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과일 주스의 최대 체인점인 아오키후르츠홀딩스는 현재 꼭지를 딸 필요가 없는 딸기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미국·일본 등 수출 경쟁국의 상품 품질이 향상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의 연구 개발이 더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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