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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친환경 설비로 에너지 절감"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가보니

권오석 기자I 2018.10.28 10:05:24

'1964년 준공' 한일시멘트 충북 단양공장 방문
생산량 매년 꾸준히 증가… 2016년 712만톤
ESS 및 폐열발전설비로 전력발전량 절감 효과

한일시멘트 충북 단양공장 전경. (사진=권오석 기자)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에너지 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를 활용한 에너지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26일 찾은 한일시멘트(300720) 충북 단양공장. 1964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단양공장은 한일시멘트의 역사이자 핵심 공장이다. 519만 9000㎡(약 157만평)에 이르는 부지에는 1·2·3 공장을 비롯해 채광부지 등이 있다. 이곳에서는 연간 최대 810만톤에 달하는 시멘트를 출하할 수 있다. 첫 가동 당시 2기였던 소성가마(킬른)는 현재 6기까지 늘어났다. 내륙에 위치한 단양공장은 주로 수도권 공사 현장에서 사용하는 시멘트를 생산한다. 한일시멘트의 제품 생산량은 △2012년 554만톤 △2013년 583만톤 △2014년 592만톤 △2015년 621만톤 △2016년 712만톤으로 점점 증가 중이다.

단양공장 안내를 맡은 황찬수 생산관리팀 대리는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며 “주요 원료인 석회석에 높은 열을 가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많다. 이를 절감하기 위해 ESS설비와 폐열발전설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시멘트 생산 과정은 이렇다. 가장 먼저 광산에서 채굴한 거대한 석회석 덩어리를 잘게 부수고 갈아버린다. 이를 점토질을 비롯한 부재료와 일정하게 배합한 이후 원료분쇄기를 통해 미분말 상태로 만든다.그렇게 예열탑을 거쳐 킬른으로 보내진 미분말은 높은 온도에서 소성한 후 냉각장치에서 급냉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덩어리 진 시멘트 원료)를 완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클링커가 응결지연제인 석고와 각종 혼합재와 섞인 후 비로소 미세한 가루인 시멘트로 탄생한다.

완성된 시멘트를 포장하는 시멘트 포장기. (사진=한일시멘트)
황 대리를 따라 3공장 부지로 들어갔다. 높이 100m에 달하는 거대한 설비가 눈에 들어왔다. 맨 꼭대기에서 석회석 등 원료를 주입하면 공정 과정에 따라 내려오면서 60m에 이르는 킬른에서 소성되고 클링커가 만들어졌다. 킬른의 온도는 최대 1450℃까지 올라간다. 때문에 킬른에 가까이 다가가자 강한 열에 얼굴이 후끈거렸다. 직경 2m 상당의 킬른은 수평에 약 4도 정도 기울여진 상태에서 회전을 했다.

황 대리는 “킬른이 한 바퀴 회전하는 데 15초 정도 걸리는데, 기울인 상태에서 회전을 해야 원료들이 이동한다”라며 “원료 상태에 따라 킬른 구간별로 300℃·1000℃·1450℃ 등 각기 다른 온도를 가하며, 가장 높은 온도에서 고체 원료가 액체에 가깝게 변한다”고 말했다. 소성을 마치고 실온에서 식혀진 클링커를 보니 직경 50㎜의 알갱이 형태였다. 이 클링커에 혼합재를 섞고 분쇄기 공정을 거친 후 완성품 시멘트가 만들어졌다.

1t(톤)의 시멘트를 생산하는 데는 대개 이틀의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1000℃ 이상의 고열이 반드시 필요한 소성공정이 있기에 에너지 소모가 많고, 이는 제품 원가에도 많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에 단양공장은 ESS설비와 폐열발전설비 등을 도입해 에너지 절감에 힘을 쓰고 있다.

충북 단양공장 에너지 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 설비. (사진=한일시멘트)
지난 9월 들여온 ESS설비는 전력단가가 가장 낮은 시간대에 전기를 충전하고, 반대로 전력단가가 가장 높은 주간에 전기를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이형우 공장장은 “단양공장에 설치한 ESS설비는 48MWh급으로 시멘트 업계에서 가장 큰 용량”이라며 “단양공장은 이 설비 가동으로 연간 약 25억원의 전력비 절감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설비인 폐열발전은 고열을 사용하는 시멘트 산업의 특성을 역이용한 설비다. 시멘트를 제조할 시 배출하는 고온의 배기가스로 보일러를 돌린 후 고온·고압의 증기를 생산해 증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이 폐열발전설비는 연간 약 16만MWh의 전기 생산이 가능하며, 이는 단양공장 전기 사용량 중 약 30%에 해당한다.

이 공장장은 “폐열발전설비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전력비를 평가하면 연 10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폐열발전설비에 더해 ESS설비로 에너지 비용을 획기적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회사의 수익성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멘트 원재료인 석회석에 열을 가하는 설비인 예열탑과 갈색의 둥근 킬른(소성가마) 모습. (사진=한일시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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