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펑리위안' 방문하니.."中 왕서방 몰렸다"

[이데일리 김미경 고재우 기자] “펑리위안 여사가 사갔다고 하니 믿음이 간다”(챵·베이징), “펑 여사 방문 후 한 번에 10개 이상씩 구입하는 중국인들도 많아졌다”(동대문 쇼핑몰 매장 점원 이승현씨)

지난 3~4일 국빈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의 방한 효과가 뜨겁다. 펑 여사가 다녀간 서울 동대문 한 쇼핑몰 매장은 평소보다 매출이 3~5배가량 늘었다. 중국 현지에서의 반응은 더욱 폭발적이다. 방한 기간 중 시진핑 부부의 일거수일투족이 중국 언론에 잇달아 보도되면서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이른바 ‘시진핑 소비’가 생겨날 정도다.

지난 12일 대형쇼핑몰 롯데피트인 동대문점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펑리위안 여사가 전통고추장을 구입한 매장에서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 12일 낮 3시 정도에 찾은 서울 동대문의 대형 쇼핑몰 롯데피트인. 올빼미 쇼핑객들이 많은 동대문 지역 특성상 다소 한가해야 할 시간이지만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임형욱 롯데자산개발 운영기획팀장은 “지난 3일 펑리위안 여사가 방문한 후에 중국 SNS 웨이보 등에 관광객이 찍은 사진이 올라오면서 중국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다”며 “펑 여사가 구매했던 품목에 대한 문의는 물론 롯데피트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펑 여사가 직접 방문한 6층 4개 매장의 경우 방문 후 9일간 매출이 방문 전주 대비 3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피트인 6층은 한류화장품과 전통음식 및 관광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코너로 펑 여사는 4곳 매장을 들러 1만원짜리 찹쌀약과 세트 2개와 8400원짜리 곡물과자 1봉지, 나전칠기 머리핀 3개(총 6만~7만원), 전통고추장(1만3000원)을 골라 직접 한화로 물건 값을 치렀다.

펑 여사가 한과를 구입했던 점원(55)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경우 펑리위안 여사가 구입했다고 하면 사가는 경우가 많다”며 “시진핑 방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천·제주도에서도 구입하러 오는 내국인들도 종종 보인다”고 귀띔했다.

자개공예품 판매점인 ‘나빌레라’에서는 펑 여사가 구입한 자개 머리핀 3종 가운데 2종은 현재 매진됐고, 한 종류만 남아 있었다. 비주류 상품이었던 고추장도 펑 여사 방문 이후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매장 관계자 이승현(29)씨는 “홍삼이나 고추장 등은 비주류 상품이었는데 펑 여사 방문 이후 5배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밤 방한 중에 동대문 쇼핑몰을 찾은 펑리위안 여사 모습

6층 매장을 구경중인 상하이에서 온 웨이메이(22)와 슈아이웬(24)씨는 “선물을 사려고 왔는데 펑 여사가 샀다는 사실 알고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쇼핑객 꾸웬(32·베이징)씨도 “펑리위안 여사가 다녀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피트인이 많이 유명해졌다”며 “같은 매장에서 홍삼과 전통고추장을 구입했다”고 만족해했다.

롯데피트인은 이 같은 후광 효과에 힘입어 마케팅에 돌입했다. 김순갑 홍보과장은 “펑리위안 여사 방문 이후 브랜드 매장 자체에서 펑 여사 방문 입간판을 세우는 등 일제히 세일을 시작했다”며 “많게는 15%까지 할인 행사를 벌이고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호텔도 시진핑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신라호텔은 시진핑 주석이 3번 방문한 호텔로 알려지면서 중국 현지 여행사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시 주석이 1박2일 동안 머문 신라호텔의 객실은 22층의 ‘프레지덴셜 스위트 노스윙’ 룸으로 호텔신라 객실 가운데 최고 VIP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다. 외국 정상, 글로벌 CEO, 해외 유명 연예인들이 주로 이용해왔다. 면적은 380㎡(약 115평)으로 1박 요금만 1694만원에 이른다.

호텔신라(008770) 측은 “아직 실질적으로 중국인 객실 예약 현황이 눈에 띄게 늘진 않았지만 중국 현지 여행사들의 문의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