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구상이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대응 능력 항목에서 공화당을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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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 가격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란 전쟁이 물가를 밀어 올리면서 그 약속은 사실상 무산됐다. 휘발유 값은 개전 이후 약 40% 올라 전날 갤런당 4.11달러(약 5705원)를 기록했다. 물류를 떠받치는 경유도 비슷한 폭으로 뛰어 갤런당 5.58달러(약 7745원)가 됐다. 두 번째 임기의 평균 경유 가격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보다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30년 만기 금리는 이번 주 6.65%를 찍었다. 지난 2월 말 개전 전 5.98%에서 크게 뛴 수치로, 바이든 정부 시절 최고치보다는 낮다. 재럿 사이버그 TD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금리가 떨어지면서 주거비 부담에 대응하라는 정치적 압박이 덜했다”며 이제 백악관은 일시적으로라도 금리를 낮추는 데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3년 만에 가장 높은 4.2%까지 뛰었다가 지난달 3.4%로 내려왔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높은 물가가 굳어질까 우려하면서도 금리인상은 택하지 않아 물가를 잡을 의지가 있는지 시장의 의구심만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격 인하 방편으로 내세웠던 자체 증산 효과도 전쟁에 묻혔다.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이지만 에너지정보청(EIA)이 보는 올해 증산 폭은 하루 20만배럴에 그친다. 반면 전쟁 기간 호르무즈해협으로 나오던 중동산 원유(하루 약 2000만배럴)가 끊겼다. 에너지 컨설턴트 아트 버먼은 이번 전쟁이 미국의 에너지 우위를 “탕진했다”며 “이 행정부는, 아마 프랭클린 루스벨트 이후 모든 행정부가 에너지에 관한 한 눈이 멀어 있다”고 꼬집었다.
사상 첫 40조달러 부채…시장은 개입도 무시
나라 살림은 더 나빠졌다. 국가부채는 이번 주 사상 처음 40조달러(약 5경 5520조원)를 넘어섰다. 연방정부 지출이 수입을 웃돌면서 팬데믹 시기를 빼면 가장 빠른 속도로 빚이 불어나고 있다.
재정적자는 지난해 회계연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8%로 전년 6.4%에서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저소득층 의료보장인 메디케이드와 식료품 지원을 깎았는데도 그렇다. 감세는 앞으로 적자를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이앤 스원크 KPMG미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계속 수입보다 많이 쓰고 있다”며 “전쟁으로 지출 요구는 더 커졌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지난 18일 정부 차입 급증과 전쟁발 물가 불안을 경계하며 장기 국채 금리를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밀어 올렸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하루 뒤 장기 국채 매입을 “최소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과 적자 대응책을 곧 내놓겠다며 시장을 달랬다. 그러나 금리는 거의 내려오지 않았고 달러 가치만 떨어졌다.
베선트 장관은 20일 시장이 “너무 앞서 나갔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증시가 사상 최고치라며 경제가 “호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적자가 이미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성장과 관세 수입이 세수를 늘려 “성장으로 빚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임기 말까지 적자를 3%로 낮추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경제학 교수는 “대통령의 격한 발언과 행정부의 외환·채권시장 개입 시도에서 절박함이 묻어난다”며 “이는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며 시장 심리를 더 나쁜 쪽으로 돌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 경제정책연구 국장은 적자를 줄이려면 노년층 의료보장인 메디케어와 사회보장까지 손대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베선트 장관 말이 사실이길 바란다”면서도 “어떻게 가능할지 큰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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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와 높은 차입 비용, 기름값·식료품값 부담이 겹치면서 미국 소비자심리는 사상 최저 수준을 맴돌고 있다. 유권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용 아래 형편이 더 나빠졌다고 답한다.
FT는 “성장세 자체는 소비 지출과 대형 기술기업의 AI 인프라 투자에 힘입어 아직 견조하다”면서도 “지난해 성장률 2.1%와 올해 2분기 연율 1.5%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내다본 5~6%나 베선트 장관이 목표로 내건 3%에는 크게 못 미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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