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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한파와 폭설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를 지배적인 원인으로 꼽고 있다. 북극이 따뜻해지면 유라시아지역은 추워진다는 이른바 ‘WACE(Worm Arctic-Cold Eurasia)’ 현상이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아시아 유럽이 꽁꽁 얼었다.
◇지구 온난화 여파…중국도 52년만 최강한파
7일 중국 베이징(北京)의 최저기온이 1969년 이후 가장 낮은 영하 19.5도까지 떨어졌다. 시속 87km의 강풍이 불면서 체감온도는 43도까지 내려갔다.
러시아 기상 당국도 이번주 초 시베리아와 우랄 일부 지역에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비정상적 한파가 조만간 몰아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추위가 정점을 찍는 8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7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7도 이하로 내려간 날은 2000년 이후 6차례에 불과하다. 그만큼 이례적인 추위다.
최근 한파의 원인은 지구 온난화로 북극이 빨리 데워지면서 방어막 역할을 했던 제트기류가 느슨해져서다. 극지연구소 관측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바렌츠해·카라해 해빙 면적이 평년보다 작아졌다. 지난해 여름은 1979년 이후 사상 두번째로 북극 얼음이 적은 해였다.
북극 상공에는 영하 50도 안팎의 찬 공기층이 있다. 주변에는 냉기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제트기류가 회전하고 있다. 제트기류는 북극과 중위도의 기온차가 클수록 제 속도를 유지하며 울타리 역할을 한다. 하지만 북극 기온 상승으로 중위도와의 기온차가 줄면서 제트기류가 약해졌다. 북극 한기가 한반도를 포함해 중위도로 내려오고 있기 때문에 유라시아를 거쳐 향후 북미지역까지 한파가 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중 극지연구소 대기연구본부장은 “북극의 온난화가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진행중이라는게 문제다. 중위도도 뜨거워지고 있지만 북극이 빨리 데워지고 있다”며 “앞으로 50년정도는 극한한파 등 극단적 기후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온난화가 확실하게 심화되기 전까지는 겨울에 엄청 춥고, 여름에는 더운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극 한기 서해에서 눈구름 발달…8일까지 제주산지 최고 50cm 눈
폭설은 이같은 강력한 한기가 서해를 건너 우리나라로 다가오면서 따뜻한 서해와 만날때 발생한다. 현재 진행 중인 ‘라니냐’의 영향으로 페루 부근 남미 해안을 중심으로 평년보다 1~2도 가량 낮은 저수온대가 형성돼 있는 반면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부근 바다는 반대로 고수온 상황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해는 현재 수온이 영상 8~9도로 분포해 평년보다 1~2도 높다. 한반도 부근 바다의 수온은 최근 100년 동안 전 지구 평균의 2배 정도인 ‘1도 이상’ 올랐다. 여름엔 슈퍼태풍, 겨울엔 폭설을 불러오는 원인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부터 강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북쪽에서 차가운 공기가 한번 더 내려오면서 기존의 찬공기와 부딛혀 불안정한 공기층이 형성됐다. 평년보다 따뜻한 서해의 수온이 만든 공기가 눈구름에 반입됐다. 평소에는 수도권으로 잘 들어오지 않는 해상 눈구름대가 강하게 불어오는 서풍과 만나 수도권으로 밀려들어온 것이 폭설의 원인이라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6일부터 8일까지 내리는 눈의 예상 적설량은 충남서해안, 전라권(전남동부남해안 제외), 제주도, 울릉도.독도는 5~20cm, 수도권(경기북부 제외), 충청권내륙, 경북서부내륙, 경남북서내륙, 강원남부내륙, 서해5도는 3~10cm 가량이다. 지형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제주산지는 누적 적설량이 50cm가 넘는 곳도 있겠다.
최강 한파 속에서 내린 눈은 그대로 쌓이면서 비닐하우스나 허술한 주택, 시설물을 무너뜨릴 위험도 크다. 도로는 계속 빙판길일 것으로 보여 운전에도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한파와 폭설은 장기간 이어지면서 다음주 중반쯤 물러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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