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레스베라 창업 이전에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세미텍(현 에이티세미콘)을 운영했다. 그러던 그는 2013년 세미텍 지분 전량(254만주)을 주당 4800원에 매각했다. 김 대표가 당시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은 약 122억원이었다. 이후 재창업에 나선 김 대표는 “국민의 혈관건강에 공헌하기 위해 회사를 운영한다”며 “수익이 나면 기부 등 사회에 기여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창업에 성공한 후 매각을 통해 실탄을 확보한 기업인들이 경험을 살려 또다시 창업에 도전하는 ‘영원한 벤처인’들이 늘고있어 화제다. 김원용 레스베라 대표를 비롯해 이도영 옵토레인 대표, 김진태 유투바이오 대표, 이덕수 블루웰 대표, 고범규 하이딥 대표 등이 그 사례다.
이들은 첫 창업에서의 성공적인 엑시트를 통해 수백억원의 현금을 거머쥐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안정적인 삶을 과감히 포기한 체 또다시 실패 위험을 무릅쓰고 벤처 창업에 뛰어들었다. 첫 창업에 성공했던 노하우를 활용해 또 한번의 성공신화를 일군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이도영 옵토레인 대표는 경기 판교테크노벨리에 본사를 두고 임직원 36명과 함께 말라리아 등 바이러스성 질병을 진단하기 위한 시스템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앞서 디지털카메라에 들어가는 핵심반도체인 이미지센서 업체인 실리콘화일을 2002년 창업했다. 실리콘화일은 2008년 코스닥에 상장하는 한편, 2012년에는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관련 업계에서 승승장구했다.
이후 그는 실리콘화일 지분(16.24%)을 두 차례 걸쳐 SK하이닉스에 전량 넘겼다. 실리콘화일은 이후 SK하이닉스 100% 자회사가 됐다. 이 대표가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현금과 주식 등 자산 가치는 100억원이 넘는다. 휴식기를 거쳐 그는 ‘안정’을 포기하고 다시 벤처기업인으로 돌아왔다. 이 대표는 “이미지센서라는 부품사업을 해보니 융·복합을 통해 시스템(완제품)사업이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이미지센서 등을 활용한 유전자 진단장치 사업을 추진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체외진단검사업체 유투바이오를 운영하는 김진태 대표는 앞서 병의원용 전자차트 분야 국내 1위 업체인 유비케어를 창업했다. 1992년 설립된 유비케어는 2008년 SK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레이저를 이용한 재모 등 피부미용기기업체인 블루웰의 이덕수 대표는 코스닥에 상장된 오디오반도체업체 네오피델리티를 2000년에 창업했다. 이 대표는 2014년에 네오피델리티 지분 전량을 총 105억원에 매각하며 성공적인 엑시트를 일궜다.
고범규 하이딥 대표 역시 과거 모바일방송 수신용 반도체업체인 인티그런트테크놀로지 창업, 글로벌 반도체 업체인 미국 아날로그디바이스에 매각한 후 재창업한 사례다. 고 대표는 2006년 당시 인티그런트를 총 1억6000만달러(약 1890억원)에 매각, 국내 벤처 인수합병(M&A)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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