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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엔 미흡한 서울시 도로 함몰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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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동 기자I 2014.08.30 08:00:00

전면 교체 약속한 하수관은 단순 도로 함몰 유발
도로포장층 아래서 생기는 진짜 싱크홀엔 미지수
2012년 도로포장 이어 또다시 땜질식 대책 우려

△서울시가 도로 함몰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목한 노후 하수관이 도로포장층 아래 침하로 생기는 싱크홀과는 연관성이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시가 싱크홀 방지를 위한 주요 대책으로 내놓은 노후 하수관 전면 교체가 2년여전 도로포장 대책과 마찬가지로 땜질식 처방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8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싱크홀 대책을 설명하고 있는 이건기 행정2부시장. [사진=서울시]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서울시가 그동안 싱크홀(땅꺼짐)을 ‘도로포장층 아래에서 침하가 생겨 발생한 폭 2m·길이2m이상 규모의 함몰’이라고 규정하고도, 최근 발표한 대책에서는 싱크홀이 아닌 단순 도로 함몰 방지에만 치중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시가 도로 침하 및 동공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해 수천억원을 들여 전면 교체를 결정한 노후 하수도관은 싱크홀 발생과 연관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 28일 송파구 석촌호수 싱크홀과 석촌지하차도 동공 등을 조사한 결과로 ‘도로함몰 원인조사·특별관리 대책’을 내놨다. 시가 내놓은 싱크홀 대책의 핵심은 전체 하수관의 73%를 차지하는 노후 하수관(약 5000㎞)에 대한 점검 및 전면 교체다. 시는 2021년까지 노후 하수관을 모두 교체하기 위해 매년 22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부족한 1000억원은 국비 지원을 요청키로 했다.

시가 노후 하수관 교체를 싱크홀 대책으로 내놓은 이유는 2010년 이후 발생한 총 3119개(연평균 681개)의 도로 침하·동공(폭·길이 0.1m이상) 중 85%인 2636개가 하수관 손상이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노후 하수관 손상으로 생긴 도로 함몰은 대부분 싱크홀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데 있다. 도심형 싱크홀은 도로포장층 아래 흙이 사라져 생긴 동공(땅속 빈 공간)에 의해 상부가 무너져 내려 발생한다. 하지만 노후 하수관은 대부분 도로포장층 내부에 위치해 있다. 도로포장층은 도로 표면에 5~10㎝두께로 아스팔트를 깐 ‘표층’과 그 아래 시멘트로 보강한 ‘기층’(10㎝), 자갈과 모래로 이뤄진 ‘보조기층’(10~30㎝) 등 총 30~55㎝두께로 구성된다. 보조기층 아래에는 도로가 어는 것을 막기 위한 ‘동상방지층’(30㎝)을 더할 경우 두께 80㎝가량이 된다.

서울시 물관리정책과 관계자는 “하수관은 좁은 도로에서는 표면 아래 30~50㎝깊이인 보조기층에 들어가고 간선도로에서는 보조기층에서 10~30㎝아래(동상방지층)에 묻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시가 전체 85%를 차지한다고 밝힌 하수관 누수에 의한 함몰은 도로포장층 자체가 물로 인해 약해져 발생하는 것으로 싱크홀과는 연관성이 적다.

△도로포장단면. 하수도관은 도로 표면에서 아래 보조기층이나 동상방지층 등에 매설하기 때문에 포장층 아래 생긴 동공이 원인인 싱크홀과는 연관성이 적다. [자료=국토교통부]
그런데도 서울시는 그동안 싱크홀이라고 스스로 규정해온 도로포장층 아래 침하로 생긴 폭·길이 2m의 중대형 함몰에 대해서는 전체 3%에 불과하다며 별다른 대책없이 한줄 언급에 그쳤다. 3%란 수치는 시가 2012년 4월 27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2008년 이후 4년간 주요간선도로에서 생겼다고 밝힌 197개를 포함해 현재까지 이데일리가 파악한 260개의 싱크홀 숫자와 거의 일치한다. 당시 보도자료 작성에 관여했던 관계자는 “이번에 시가 제시한 3000개가 넘는 도로 함몰은 싱크홀이 아닌 도로포장층에서 발생한 단순 침하까지 모두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싱크홀에 해당하는 3%의 도로 함몰은 대부분 토목공사 부실로 인해 오랜기간 흙이 밀려 내려가는 ‘자연 침하’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시 역시 2012년 보도자료에서 “도로 포장면 아래에서 발생하는 함몰은 사전 예측이 어렵고 정확한 원인 분석이 한계가 있다”고 적고 있다.

실제로 서울 서부도로사업소(마포·용산·은평·중구 관할)가 2008년부터 현재까지 발견한 싱크홀 130개 중 자연 침하가 원인인 경우는 80%인 104건에 달했다. 반면 상·하수도관에 의한 경우는 10%가량인 14건에 그쳤다. 결국 서울시는 이번에도 원인 규명과 예방이 어려운 싱크홀은 제쳐두고 노후 하수관 손상에 의한 단순 도로 함몰 방지에만 집중키로 한 셈이다. 이는 2년여전 싱크홀 대책으로 930억원을 들여 포트홀(도로 패임)처방인 노후도로포장개선을 선택한 것과 비슷한 땜질식 처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 도로관리과 관계자는 “싱크홀에 대해서는 별도로 지하수 및 대형굴착공사장 관리, 도로자동조사장비(GPR)추가 도입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하수 및 공사장 관리는 현재도 이뤄지고 있고, GPR도 2년전 도입해 1대가 운용 중이다.

전문가들은 싱크홀을 막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더라도 도로포장층 아래 묻혀있는 지하 매설물에 대한 실태 파악을 강조하고 있다. 박재현 인제대 토목과 교수는 “싱크홀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하 시설물 현황을 정확히 파악한 땅속 지도 제작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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