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주 고용노동부가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내놨으나 외려 혼란만 부추겼다. 노동계는 지침 자체에 반대하고, 경영계는 보완 입법을 요구한다. ‘N% 성과급’ 논란을 잠재우고,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추진하려면 구속력 없는 지침만으론 한계가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동조합법과 시행령 개정이라는 정공법으로 가야 한다.
노동부 지침은 업무 담당자가 따라야 할 기준과 절차다. 그저 내부용 행정규칙일 뿐이다. 개정 노조법 2조는 노동쟁의 대상에 ‘근로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을 추가했다. 그러나 ‘사업경영상의 결정’이 구체적으로 뭔지는 적시하지 않았다. 시행령에 위임하지도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쟁의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게 확장되는 것 같다”며 “필요하면 대통령령이나 시행규칙 등으로 정리하라”고 주문했으나 결국 지침으로 귀결됐다. 행정기관이 만드는 지침은 상위법인 노란봉투법의 규정에서 한발짝도 벗어날 수 없다.
그 결과 ‘노동쟁의 대상 지침’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됐다. 경영성과급의 경우 기업 이익에 연동하는 방식은 의무적 교섭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연봉·기본급의 일정 비율 또는 정액을 특정해서 요구하면 노사가 협의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또 공장 신설 등 기업의 투자 결정 자체는 의무적 교섭대상이 아니라면서도 정리해고·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근무형태 변경 등은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노동부가 연초 해석지침에 이어 시행지침까지 내놨지만 현장의 혼란을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다. 현대차 노조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투입에, 삼성전자 노조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태클을 걸고 있다. 결국은 노봉법 자체를 손질하는 수밖에 없다. 국회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에 대한 판단을 시행령에 위임하고, 정부는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령을 다듬는 정공법이 바람직하다. 3대 메가프로젝트와 같은 대형투자 사업에서 인력의 배치전환은 필수다. 로봇 등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술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노봉법의 족쇄에서 기업을 풀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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