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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위주 지역산업 구조…전시컨벤션센터로 다변화할 것" [MICE]

이선우 기자I 2023.11.03 08:07:23

이강덕 포항시장 인터뷰
옛 캠프리비 자리에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지역상권 살리는 랜드마크 개발인 동시에
새로운 지역 특화산업 정착시키는 마중물
배터리 바이오 해양레저·관광으로 다변화
"포항, 마이스 도시 자리잡는 건 시간문제"
특급호텔 유치, 2027년 2000실 확보 목표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달 2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북구 장성동 옛 미군부대(캠프리비)에 들어서는 포항 전시컨벤션센터가 철강 위주의 지역 산업 구조를 2차 전지와 수소연료전지, 바이오, 해양레저·관광 등으로 다변화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전시컨벤션센터가 포항의 미래 명운을 좌우하게 될 겁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달 27일 경북 포항 포항시청 집무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포항 전시컨벤션센터(이하 포항 센터)는 지역 산업 다변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과거엔 공장 유치만으로 지역 산업화가 가능했지만, 이젠 생산·제조, 연구개발 시설 외에 기술과 정보를 나누는 인적 교류, 비즈니스 협력 환경도 갖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점에서 추진 중인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은 지역 상권을 살리는 랜드마크 개발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특화산업을 지역에 정착시키기 위한 마중물 사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시장은 “철강산업 비중이 높은 지금과 같은 산업 구조로는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며 “철강 위주의 산업 구조를 배터리(2차·수소연료 전지), 바이오, 해양레저·관광으로 바꾸는 컨버터(변환기)이자 변환 속도를 높이는 액셀러레이터(가속기) 역할을 센터가 맡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경북 포항시 북구 장성동 옛 미군부대(캠프리비)에 오는 2026년 하반기 개장하는 포항 전시컨벤션센터 조감도 (사진=포항시)
◇전문시설 없이 국제회의 개최순위 전국 6위 올라

이 시장이 2014년 첫 취임 때부터 구상해온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은 6년 뒤인 2020년 장성동 옛 미군부대(캠프리비)가 건립 부지로 정해지면서 구체화됐다. 이듬해 산업통상자원부 전시산업발전협의회 심의를 통과한 센터 건립계획은 지난해 행정안전부 타당성 조사, 지방재정중앙투자심사를 연달아 통과하면서 건립예산 1766억원이 확정됐다. 이 시장은 “그동안 지역에 마땅한 전문 회의시설이 없어 한·러 지방협력포럼, 환동해 거점도시 회의 등 국제행사를 체육관에서 열어 왔다”며 “도시와 산업 규모를 감안할 때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은 오히려 늦은 것으로 봐야한다”고 했다.

지난해 기본설계를 마친 포항 센터는 내년 4월 착공할 예정. 계획대로 2026년 하반기 개장하면 경주와 울산, 대구, 안동, 부산 등 포항을 중심으로 반경 100㎞ 이내에만 모두 6개의 전시컨벤션센터가 운영 경쟁을 벌이게 된다. 이 시장은 후발 주자인 포항이 마이스 도시로 자리잡는 건 시간 문제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포항공대, 한동대, 포항가속기연구소,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 지역 내 연구기관이 여는 크고 작은 콘퍼런스, 포럼 등 컨벤션 행사만 연 150건이 넘는다”며 “센터 개장 시 전국 평균 이상의 가동률 확보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포항은 최근 세계협회연합(UIA)이 발표한 국가·도시별 국제회의 순위에서 전국 6위를 차지했다. 순위에 포함된 국내 도시들 가운데 대형 회의시설인 전시컨벤션센터가 없는 곳은 포항이 유일하다.

센터 개장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마이스 조례 제정과 조직 구성도 마친 상태다. 지난해 지역 마이스 시장 활성화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시청 안에 2개 팀, 직원 8명 규모의 전담부서(컨벤션관광산업과)을 신설했다. 다양한 분야 외부 전문가 13명으로 구성된 마이스 지원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이 시장은 “지원위원회와 전담부서를 통해 국제행사 유치 외에 세계 철강 포럼, 2차 전지 국제 포럼 등 행사 개발에 착수했다”며 “센터 일대를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받고 중소 규모 이색 회의시설인 유니크 베뉴를 발굴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강덕 포항시장
◇비즈니스·레저 시너지 기대…10년 뒤 효자시설 평가받을 것

지난해 기준 포항을 방문한 관광객은 628만 명. 이 시장은 10개 산업단지와 포스코, 에코프로 등 6만여 사업체, 영일만 관광특구 등 풍부한 해양 관광자원을 두루 갖춘 포항이 최적의 블레저(비즈니스+레저·관광) 도시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지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영일대 해수욕장에 들어서는 센터는 입지조건에서 웬만한 대도시를 능가한다고 자평했다. 개장 2년 만인 최근 방문객 200만 명을 돌파한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와 해상 스카이워크, 국내 최초 해상누각인 영일대전망대 등 센터에서 수백 미터 거리에 다양한 연계 관광자원이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이 시장은 “센터를 중심으로 사통팔달 대중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어 웬만한 대도시보다 시설 접근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한 뒤 “센터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영일만항은 올 6월부터 10만톤급 이상 대형 크루즈선 시범운항을 시작해 센터와 연계한 대규모 포상관광단 유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강덕 포항시장
국제행사 개최에 필요한 4성급 이상 특급호텔은 포항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이 시장은 “센터에서 약 3㎞ 떨어진 북구 대흥동 옛 포항역 지구에선 지역 최초 150개 객실을 갖춘 20층 규모 4성급 호텔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며 현재 500실 수준인 호텔 객실을 2027년까지 2000실로 늘려 나가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는 “센터 개장에 맞춰 인근 환호공원 등에 4성급 이상 특급호텔을 추가 유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며 “지역상권을 살리기 위해 기존 중소 숙박시설의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이 시장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는 기회가 된다면 10년 뒤 포항 센터와 관련해 인터뷰를 다시 한번 하자고 기자에게 제안했다. 재임 중 자신의 치적을 드러내 과시하려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 시장은 “포항 전시컨벤션센터 개발은 처음 시장으로 취임한 때부터 10년간 추진해온 숙원사업”이라며 “10년 뒤에는 포항 센터가 있으면 그저 다른 도시에도 있으니까 우리 지역에도 하나쯤 있으면 좋은 시설이 아니라 포항의 미래 먹거리를 가져다준 ‘효자시설’이라는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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