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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시교육청과 동작관악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9월 붕괴했던 서울 상도유치원의 원아 수용대책 수립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당초 계획은 기존 부지에 건물을 지어 2022년 3월부터 원아 수용에 나선다는 것이었지만 그때까지 건물을 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다양한 방안을 놓고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서울 동작구의 공립 단설유치원인 상도유치원은 지난 2018년 9월 6일 밤 인근 다세대 주택 공사장 흙막이가 무너지면서 건물 일부가 내려앉았다. 이 사고로 상도유치원 원아들은 바로 옆에 위치한 상도초에서 임시로 수업을 들었다. 이후 교육청은 2019년 3월부터 1.1km 떨어져 있는 사립 동아유치원을 3년간 임차해 상도유치원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당초 서울시교육청은 기존 부지에 유치원을 신축, 임차가 종료되는 2022년 3월부터 새 유치원에서 원아모집을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교육청이 지난해 6월 다세대 주택 시공사를 상대로 6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신축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법정 다툼 탓에 내려앉은 일부 건물만 철거한 채로 현장을 보존해야 했던 것. 건물은 사고 2년이 지난 8월에야 완전 철거됐다.
건물 철거는 끝났지만 당장 기존 부지에 새 건물을 짓는 것은 힘들다는 게 시교육청 설명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지반 상태을 볼 때 당장 건물을 짓긴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인근 주민이나 학부모의 사고 트라우마 등을 감안할 때 기존 부지를 활용하기 힘든 점이 있다”고 했다.
2022년 3월 새 유치원 개원을 목표로 추진할 경우 늦어도 내년 초에는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사업은 반영되지 않았다. 내후년인 2022년도 예산안에 반영된다 해도 빨라야 2023년에 완공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2024년 안에 건물을 짓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며 조속한 건립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당장 2022년 3월 이후 원아수용 방안은 사실상 다른 유치원을 매입·임차하는 것 외에는 없는 셈이다. 시교육청은 현재 임차 중인 동아유치원 매입을 추진했지만 유치원 측에서 무리한 금액을 요구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차 또한 현재 연간 5억5000만원을 부담하고 있어 연장 시 재원 부담이 크다.
◇상도초 병설유치원 추진…“단설 사라진다” 우려도
이처럼 상도유치원 문제가 장기화하자 교육청은 기존 부지와 인접한 상도초에 병설유치원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연구용역까지 진행했으며 학교건물 활용 대신 학교 부지 안에 건물을 새로 짓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임차 유치원이 멀리 떨어져 있어 인근 학부모들의 불편·불만이 크다”며 병설유치원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교육계 일각에선 동작구 유일의 공립 단설 유치원이 아예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단설 유치원은 독립된 건물을 사용하고 유아교육을 전공한 전문 공무원이 원장·교사를 맡고 있어 학부모 선호도가 높다. 병설유치원은 초등학생과 학교 건물을 함께 쓰고 학교장이 원장을 겸임한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병설유치원으로 수용 문제가 해결된다면 교육청은 뾰족한 답이 없는 단설 유치원 건립계획을 굳이 끌고 가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공립 단설 유치원 대신 병설유치원이 들어서는 것은 유아교육의 질을 저하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병설유치원 추진이 확정돼도 상도유치원 문제와는 별개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병설유치원 추진은 상도유치원과는 별개로 진행 예정이며 상도유치원이 새 자리를 찾는다 해도 병설유치원은 진행될 것”이라며 “병설유치원 신설에 따른 상도유치원 존폐 문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