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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외국인 노동자 98%, 월급받아 해외로 보낸다…연간 최소 4.6조 송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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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정 기자I 2026.11.09 04: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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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송금' 가장 많아…年 최소 4.6조 해외로
10명 중 4명 年 2000만원 넘게 해외 송금
"가족 본국에…송금으로 경제 기여 판단 어려워"

[세종=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비전문취업(E-9) 자격으로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거의 대부분이 번 돈을 해외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4명은 1년에 2000만원 넘는 돈을 보내 사실상 한국에서 받는 연봉의 절반가량을 해외로 보내고 있었다. E-9 외국인 노동자가 해외로 보내는 금액만 최소 4조 6500억원에 달했다.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나선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의 고랭지 채소 단지인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에서 지난달 8일 농민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배추 수확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나선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의 고랭지 채소 단지인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에서 지난달 8일 농민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배추 수확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이데일리가 국가데이터처의 이민자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5월 기준 E-9 외국인 노동자(32만 1000명) 중 97.9%(31만 4000명)가 해외에 있는 가족이나 친인척에게 송금한다고 답했다. 이는 국내 송금을 제외하고 해외 송금만 추출해 분석한 수치다.

해외로 송금하는 E-9 외국인 노동자 10명 중 8명(83.4%)은 송금 횟수가 1년에 12회 이상으로 사실상 매달 월급을 받을 때마다 돈을 보내고 있었다. 송금 규모를 보면 1년간 2000만원 넘게 보낸 이들은 13만 7145명(43.7%),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미만 송금한 이들은 13만 5519명(43.2%)에 달했다. E-9의 월평균 임금 대부분(68.9%)이 200만~3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월급의 절반가량을 해외로 보내고 있는 것이다.

구간별 해외 송금액의 최저액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해외로 빠져나가는 돈은 연간 최소 4조 6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2000만원을 넘게 보내는 이들은 송금액 상한을 알 수 없어 사실상 이보다 더 많은 돈이 해외로 나가고 있는 셈이다.

E-9 비자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발급하는 취업 비자다. 1회 최장 4년 10개월 체류할 수 있고 가족 동반은 허용되지 않아 대부분 혼자 한국에 와서 일정 기간 일하고 돌아간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하며 외국인 노동자의 송금을 문제로 삼았다.

다른 체류자격과 비교했을 때 E-9의 해외 송금률이 가장 높은 건 가족을 본국에 두고 온 영향이 크다. 월급을 받아도 자신이 한국에서 쓸 최소 생활비를 제외하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송금하고 있다는 의미다. E-9이 가족·친인척과 함께 사는 비율은 2%에 불과해 전체 체류자격 중 가장 낮았다. 가족과 함께 사는 비율이 높은 영주권자(81.6%)와 결혼이민자(97.6%)는 해외 송금률이 각각 19.4%, 28.2%에 그쳤다.

다만, 전문가들은 송금 규모만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경제 기여 효과를 판단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E-9 외국인 노동자는 광·제조업, 농업, 건설업 등 인력난이 심한 업종에서 일하며 현장 노동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건강보험도 납부하고 있어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보기 어렵고 E-9 외국인 노동자의 해외 송금을 규제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소비하도록 하면 추가적인 소비 효과가 있겠지만 월급을 전부 해외로 송금한다고 해도 우리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국내 노동자를 대체하거나 임금을 끌어내려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는 있지만 국가 재정에 기여한다는 게 대부분의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 교수는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사실상 우리 농업은 접어야 한다”며 “송금을 못 하게 한다면 애초에 우리나라에 일하러 오지 않을 것이고, 막으면 오히려 다른 경로로 보내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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