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 치킨 긴장하겠네" 싸고 많은 이 치킨…맛은 [먹어보고서]

한전진 기자I 2025.01.19 09:51:47

CU 9900원 ''순살치킨 바스켓''
중량 700g…고물가 치킨 대체제 노린다
"싸고 많다" 늘어나는 편의점 치킨 판매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 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CU ‘순살치킨 바스켓’ (사진=한전진 기자)
편의점 치킨에 대한 편견을 깨는 맛이다. 바삭하고 짭조름하고 담백하다. 치킨의 기본 소양(?)을 나름 잘 갖추고 있다. 기성 프랜차이즈 치킨에 꿇리지 않는다. 맘스터치 싸이순살과 유사하다. 무엇보다 강점은 가성비다. ‘3만원 치킨 시대’가 열린 지금 가격이 만원을 넘지 않는다. 중량도 700g에 달한다. 다만 취급하는 곳이 적고 종류가 제한적인 것은 아쉽다.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고물가 시대 수요를 노린 ‘순살치킨 바스켓’을 출시했다. 순살 치킨(700g)을 9900원에 파는 초가성비 콘셉트 제품이다.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의 가격이 3만원에 달한다는 소비자 푸념은 늘어만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CU는 ‘치킨 민심’을 잡아 대체재 수요를 노린다는 복안이다.

그간 편의점 치킨의 대중적 인식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전문 조리 시설과 인력이 있는 것도 아닌 데다 과거 위생 논란이 불거진 적도 있어서다. 하지만 냉동 치킨과 튀김기 등 기술이 진일보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점원이 튀김기에서 치킨을 꺼내고 있다. 15분 정도 시간이 걸렸다. (사진=한전진 기자)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직접 제품 구입에 나서봤다. 사실 제품은 출시한 지 얼마 안 된 탓인지 판매처를 찾기조차 쉽지 않았다. 비슷한 제품인 9900원 ‘후라이드치킨N’ 제품도 있었지만 마찬가지였다. 조각과 꼬치만 파는 곳이 대다수다. 겨우 CU 애플리케이션 ‘포켓 CU’에서 매장 재고 현황을 일일이 확인한 뒤 영등포 인근의 한 판매 점포를 찾을 수 있었다.

픽업 주문을 할 수도 있었지만 조리 과정이 궁금해서 방문 주문했다. 조리는 간단했다. 카운터 옆에 설치된 튀김기에 초벌이 된 냉동 치킨을 넣어 튀겨준다. 튀김기는 개폐형으로 뚜껑이 있어 밖으로 기름이 튀거나 하지는 않았다. 제품을 받기까지 총 15분을 기다렸다.

시간이 지나면 종이 바구니에 제품을 담아 준다. 이때 편의점 특유의 치킨 향이 확 퍼진다. 치킨을 덜어주는 점원 모습이 왠지 모르게 낯설다. 무엇보다 많은 양에 놀랐다. 점원이 제대로 중량을 잰 것일까 의심이 들 정도였다. 매장 점원은 “3일에 1마리 정도는 계속 팔리고 있다”며 “아직 우리처럼 치킨까지 파는 곳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사진=한전진 기자)
집에 돌아오느라 20분 정도가 지났지만 나름 바삭함이 살아 있었다. 맥주도 한 캔 사올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제품은 소스도 준다. 칠리 소스 등 원하는 만큼 받아올 수 있다. 중량을 재봤더니 678g(바구니 22g)이 나왔다. 수분이 빠진 것을 감안하면 정량인 셈이다. 18~20g 중량의 치킨 조각 37개가 들어 있다. 확실히 양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맛. 평소 편의점 닭다리를 즐겨 먹었다면 만족할 만한 맛이다. 개인차가 크겠지만 기성 프랜차이즈 후라이드의 기대 요소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냉동 치킨 특유의 잡내도 없다. 개인적으로는 맘스터치 싸이순살 제품과 가장 비슷하다고 느꼈다. 매장마다 편차가 있겠지만 직접 조리 시설과 과정을 본 만큼 위생적 우려도 조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아직 치킨류를 파는 매장이 많은 편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무래도 위생 등 관리 부담이 더 높아지는 탓이다. 제품군도 후라이드 단 하나로 한정적이다. 이 때문에 쉽게 질리는 감이 크다. 냉동 초벌 제품인 탓에 짠맛도 강한 편이다. 사실 프랜차이즈 치킨을 주문하는 이유는 양념 간장 등 다양한 맛을 즐기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편의점 치킨 인기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CU의 연도별 전년 대비 치킨 매출신장률은 △2021년 14.4% △2022년 35.6% △2023년 51.0%로 매년 증가세다. 지난해에도 40.1% 신장률을 거뒀다. 지난달에는 컵닭강정 제품을 내놨는데 일 평균 매출이 전월대비 460% 급증하기도 했다. 1·2인 가구가 먹기에 적당한 용량과 합리적 가격이 인기의 배경으로 꼽힌다.

(사진=한전진 기자)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