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되는 수액 사업을 왜 하느냐”는 세상의 질문에 JW그룹의 창업주 고(故) 이종호 명예회장이 답했던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 자체가 우문(愚問)이 됐다. 수액은 JW그룹의 핵심 사업이 됐으며, 주요 캐쉬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매김했다. JW그룹 내 수액 개발과 생산은 JW생명과학(234080)이, 수출은 JW홀딩스(096760), 국내 영업 마케팅은 JW중외제약(001060)이 각각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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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서도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는 JW생명과학이 올해 큰 도약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JW생명과학은 올해 연매출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차성남 JW생명과학 대표는 올해 영업보고를 통해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8.9% 증가한 2013억원으로 늘려 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시작도 좋다. JW생명과학은 올해 1분기 매출 490억원, 영업이익 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4.3%와 27.4% 늘어난 수치다. 매출액만 따지면 국내 유가증권 시장 제약·바이오업체(의약품지수 편입사 기준) 중 24번째다. 사회적 가치와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결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이 명예회장의 궁극적인 목표였던 세계 시장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앞서 2019년 JW생명과학은 세계 3대 영양수액 시장인 유럽에 아시아권 제약·바이오사로는 처음으로 수출에 성공했다. 이후 코로나19 등 악재에도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의 청신호를 켜고 있다. 실제 JW생명과학의 수출액은 유럽에 진출한지 4년 만인 지난해 10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안정적인 성장의 기반에는 아낌없는 투자와 차별화된 기술력이 있다. 국내 최초 체임버 기반 수액과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 논(Non)-PVC 수액백 개발, 아시아 최초 종합영양수액 생산시설에 대한 유럽연합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EU-GMP) 인증 등이 이를 방증한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탄생한 게 3체임버 종합영양수액제 ‘피노멜’(국내 제품명: 위너프)이다. 수출의 핵심으로 2013년 박스터와의 독점 라이선스 계약 이후 자체 기술력을 바탕해 EU-GMP 인증 전자동화 생산라인까지 확보한 제품이다. 피노멜은 환자의 회복을 촉진하는 지질 성분인 오메가3와 오메가6를 이상적으로 배합한 3세대 영양수액이다.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한 외형 단장도 끝냈다. JW생명과학은 지난해 말 충남 당진 생산단지 수액공장에 종합영양수액제 신규 생산설비 ‘TPN 3라인’ 증설을 완료하고, 생산에 들어갔다. TPN 3라인은 1000㎖ 이상의 중·대용량뿐만 아니라 200㎖ 수준의 소용량까지 생산할 수 있는 전용량 종합영양수액제 생산설비다. 약액충전, 멸균, 포장 등 공정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시간당 1000개(연간 330만개) 생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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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TPN 3라인의 가동으로 JW생명과학의 종합영양수액제 최대 생산량은 기존 1020만개에서 1400만개로 37% 증가했다. JW생명과학은 현재 단일 백 형태의 기초·영양·지질수액 생산라인을 총 6개 가동(연간 1억 834만개 생산가능)하고 있다. 멀티 체임버 백 종합영양수액제까지 포함하면 연간 백 수액 최대 생산량은 1억 2220만개로 국내 최대이다. 플라스틱 용기 수액류까지 포함하면 연간 1억 8000만개까지 늘어난다.
JW생명과학 관계자는 “유럽시장에 자체 기술로 개발·생산한 영양수액이 수출하고 있는 곳은 생산시설 기준으로도 비유럽권 공장 중 당진 수액공장이 유일하다”며 “올해 엔데믹(코로나19 풍토병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수액 시장의 성장세가 가속화돼 좋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8년 기준(IMS데이터) 3체임버 종합영양수액의 글로벌 시장은 8억 5300만 달러(약 1조 2000억원) 규모다. 이중 유럽 시장은 약 5억 7400만 달러(약 7600억원)로 전체 시장의 67%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