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추가 연장에 따라 큰 틀에서는 온라인 강의를 이어가되 실험·실습 강의가 많아 학습권 침해를 호소하고 있는 예술, 의료계열 학생들에 한해서는 대면강의를 허용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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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1학기 전면 비대면 강의` 대학↑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1학기 강의를 전면 온라인 강의로 진행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으로 4년제 대학 193곳 중 9곳(4.7%)에 불과했던 `1학기 전면 온라인 강의` 대학은 23일 기준으로 33곳(17.1%)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안정 시까지 무기한 연장한 대학도 59곳(30.6%)에 달한다.
서울 지역 대학 중에서는 건국대, 명지대, 서강대, 서울여대, 세종대, 숭실대, 이화여대 등이 1학기 전체 강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경희대와 광운대, 서울교대, 서울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은 코로나19가 안정화 될 때까지 무기한 비대면 강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른 지역 대학들도 `1학기 전면 온라인 강의`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경북대, 계명대, 대구한의대, 영남대 등이, 부산 지역에서는 부산대가 1학기 강의 전체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경성대, 동명대, 동아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등은 온라인 수업을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강원대와 전남대, 목포대, 충남대, 충북대 등도 마찬가지다.
신규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등 코로나19 상황이 점차 안정되고 있음에도 온라인 강의 기간을 연장하는 대학이 늘고 있는 것은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내달 5일까지로 연장하는 등 아직 코로나19 상황이 안심 단계에 접어들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세종대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다소 완화됐다 하더라도 기간은 연장된 만큼 코로나19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며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험·실습 강의 한해서는 대면 강의 허용 잇따라
다만 실험·실습 강의가 많은 예술·의료계열 학생들에 대해서는 대면 강의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모습이다. 학과 특성상 실험·실습 강의가 꼭 필요한데 이를 무한정 미룰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재 예술·의료계열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더 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지난 22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발열 확인 △손 소독제 비치 △마스크 착용 △2m 거리두기 등 기본 수칙을 지키면 실습·실기 대면 수업이 부분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세종대의 경우 수강생이 10명 이하인 학부 실험과 실기 교과목을 대상으로 다음달 4일부터 대면 강의를 진행한다. 고려대도 22일 내부 회의를 통해 5월 11일부터 제한적인 대면 수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단국대도 지난 20일부터 죽전, 천안캠퍼스 총 4920개 교과목 가운데 322개 실험, 실습, 실기 교과목에 한해 대면강의를 재개했다.
대학들이 대면 강의를 일부 허용한 데는 `등록금 환불` 부담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대학생들이 온라인 강의로 인한 강의 질(質) 저하를 호소하며 등록금 환불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입장에서는 이러한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내달 초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와 초·중·고 등교 개학 여부만 결정되면 줄줄이 대면강의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교육부는 일부 대학의 대면수업 움직임에 대해 `재택수업 권고`라는 기존의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23일 신학기 개학 준비추진단 회의결과 브리핑에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5월 초까지 연장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집합수업을 지양하고 재택수업을 권고하는 공문을 대학에 보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