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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자치구 폐쇄회로(CC)TV통합관제센터(관제센터)에서 관제요원으로 2년째 일하고 있는 A씨. 하루 8시간 동안 엉덩이를 의자에 떼지 못한 채 두 눈으로 살펴야 하는 CCTV화면은 112개다. A씨는 “근무시간 내내 바짝 신경을 곤두세운 채 누구보다 두 눈을 빨리 움직여야 한다”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시민을 지킨다는 사명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구청과 계약을 맺은 용역회사는 A씨를 퇴직금을 받을 수 없는 10개월 단기계약직으로 채용했다. 한 달 임금은 113만원이다. 세금을 제하고 103만원을 손에 쥔다.
24시간 시민의 안전을 지켜보는 CCTV 관제요원들은 불안정한 근로조건으로 인해 인력교체가 잦다. 처우는 열악한 반면 근로 강도가 높은 탓이다. 숙련도가 떨어져 관제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제요원 1명이 159대 관리…75%가 계약직
관제센터 운영은 서울 강남구청과 서울 강남경찰서가 2003년 업무협약을 맺고 관내의 CCTV를 종합상황실에서 관제한 것이 시작이다. 행정자치부는 이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2011년부터 올해까지 전국 229개 지자체에 관제센터를 모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행자부 ‘지자체 통합관제센터 운영현황’에 따르면 전국 164곳에서 관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관제요원 3284명이 총 17만 4184대의 CCTV를 관제한다. 1인당 159대꼴이다.
과도한 업무량도 문제지만 방범용 CCTV를 관제하는 요원 대부분이 구청과 시간선택제 계약을 맺거나 A씨처럼 구청과 계약한 용역업체에 속한 단기계약직이어서 업무 숙련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4년 3월 장하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진보네트워크센터가 공동으로 전수조사한 자료를 보면 지자체가 관제요원을 직접 고용한 비율은 25%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75% 관제요원은 용역업체에서 월급을 받지만 관제센터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근로자다. 지자체가 직접 고용하더라도 1년 이하 단기계약직 대부분이다. 서울 동대문구청은 지난 5월 하루 7시간 1주 35시간을 일하는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을 연봉 1920만원에 1년 계약으로 채용했다. 서울 성동구청은 같은 달 1주에 35시간을 일하면 한 달에 120만원을 받는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을 8개월 계약으로 채용했다.
노윤조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사무처장은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지자체가 직접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대신 그에 걸맞은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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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50% 느는 동안 관제요원은 14% 증가
인력충원 속도가 CCTV가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전국에 설치된 CCTV는 2014년 8만 8117대에서 1년새 2015년 13만1728대로 4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관제요원은 2790명에서 3180명으로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행자부 지역정보지원과 관계자는 “적정관제(1인당 CCTV 50대를 관제)를 위해 7000여명의 관제요원을 추가 채용해야 한다. 또 연간 1650억원의 인건비 추가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방범용 CCTV관제요원은 방범용 CCTV만 관제하도록 하고 있지만 ‘통합관제’라는 명분으로 지켜지지 않는 현실 역시 업무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위법 행위를 강요 내지 묵인하는 일이기도 하다. 개인정보보호법은 CCTV의 설치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CCTV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다른 곳을 비추거나 녹음기능을 사용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인공지능을 접목한 CCTV가 등장하고 있지만 인간이 담당해야 할 부분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관제요원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방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