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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의 시선]李정부 아킬러스건된 용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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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기자I 2026.09.0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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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사퇴않고 버티기
사회적 약자 포용도 의문
'공정' '특권' 논란 중심에
靑, '30대 女' 장관 매몰
'검증없는 인사' 비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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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수 수석논설위원] ‘눈가리고 아웅’이란 속담은 무슨 일이 있는지 다 알고 있는데 얕은 수단으로 속이려 한다는 의미다. 정치권에서는 주로 책임을 회피하고 겉만 꾸미는 행위를 비판할 때 쓰인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행태가 딱 이 속담과 맞아 떨어진다. 용 후보자를 왜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의문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인사청문회에서 의문이 해소되면 다행이지만 지금 행보로만 본다면 기대는 접어야 할 것 같다. 자칫 이재명 정부 초대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목됐던 강선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무소속)처럼 온갖 의혹과 논란에 결국 자진사퇴하는 장면이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이번 개각에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왜 포함됐을까. 이달 취임 1년을 맞는 원민경 장관은 사실 경질성 인사에 가깝다는 게 관가 내 관측이다. 인사에 촉매제가 된 것은 촉법소년 연령 하한 이슈라는 시각이 크다. 이 대통령은 여론 등을 고려해 연령을 하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원 장관은 연령 하향에 신중해야 한다는 평소 소신을 꺾지 않았다. 또 한가지는 여성 중심의 여론 수렴과 정책 설계에 치중된 원 장관의 행보다. 2030 표심이 이탈하고 있는 상황에서 속도감 있게 남성·여성 청년을 모두 아우르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도 인사 배경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90년대생 용 후보자는 2030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 등을 껴 앉을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일까. 용 후보자 지명 직후 학자·시민들이 모여 만든 비영리단체인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낸 논평에서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이 단체는 “성폭력 피해자와 법취약자들이 눈물로 호소했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앞장서서 주장해 온 인사가 어떻게 약자의 안전권을 보장하겠는가”라며 “자격미달”이라고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여성계의 지지 속에 부처 위상을 세우고 시스템을 구축해 왔던 원 장관의 갑작스러운 교체는 ‘실력 중심 개각’이라는 청와대의 설명을 무색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용 후보자의 결단(?)은 가장 큰 의문이다. 정치는 흔히 ‘생물’이라고 하는데 용 후보자는 마치 고여있는 우물을 연상케 한다. 본인 것을 지키기 위해 주변 상황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국회의원과 국무위원 겸직이 가능하지만 용 후보자와 같은 비례대표 의원이 입각할 경우에는 의원직에서 물러나 다음 순번 후보자가 승계하도록 하는 게 관례다. 그런데 의원직을 사퇴하면 민주당 소속 후보가 의석을 승계하고 기본소득당은 원외정당이 되기 때문이라는 게 용 후보자의 해명이다. 이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빌미가 된 ‘기생정당·꼼수정치’ 논란까지 소환된 마당에 용 후보자가 정치적 결단을 내리지 않는 이상 국민을 기만하는 행동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도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용 후보자가 의원 배지를 반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청와대뿐 아니라 여권도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용 후보자에게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지명 전 겸직 문제에 대한 용 후보자의 의중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참변이다. 야권에서는 용 후보자의 남편과 연관된 기본소득당의 운영구조, 부동산 매매 등 각종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과거 부적절했던 발언에 대해서도 용 후보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청와대는 ‘30대 여성’ 장관 후보자 발탁에 매몰돼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성급히 깜짝 인사 카드를 꺼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더구나 청년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공정’ ‘특권’ 논란의 중심에 선 용 후보자가 되레 현 정부의 아킬러스건이 된 형국이다. 민주당을 등에 업고 두 번 연속(21대·22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용 후보자가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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