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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혈증 진단 ‘신세계’ 열었다
권 대표는 패혈증 진단의 ‘완전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게 이번 논문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크게 3단계로 나뉘어 각각 진행되던 패혈증 진단 검사를 하나로 통합해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패혈증 진단 과정은 크게 혈액배양, 미생물동정, 항균제 감수성 순으로 진행된다. 검사 기기가 모두 따로 있기 때문에 전담 병리사의 수작업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최대 12시간이나 지연되기도 한다는 것이 권 대표의 설명이다. 패혈증은 핏속 병균이 번식해 몸 전체에 감염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환자 생존율이 1시간마다 9%씩 감소하는 병원 내 직접 사인 1위 중증 질병이다. 10명 중 2~5명은 사망에 이른다. 그만큼 촌각을 다투기 때문에 신속하게 환자에게 맞는 항생제를 찾는 것이 핵심이다.
권 대표는 “혈액배양에서 양성이 뜨면 다음 단계 검사로 들어갈 때 한 차례 지연이 있다. 또 환자들이 미리 쓰던 항생제를 바꾸는 데도 지연이 있다. 평균 4~12시간까지 지연이 된다고 한다”며 “이번 원천기술이 상용화된다면 병원 워크플로우 상에서 생기는 지연을 모두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퀀타매트릭스는 자체 개발한 기술로 기존 72시간 이상 걸리던 항생제 찾는 시간을 13시간 이내로, 약 5분의 1로 단축시킨 것을 확인했다. 이는 세계 최단 시간이다. 이처럼 파격적인 시간 단축이 가능한 이유는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던 혈액배양 단계를 대체할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항균제 감수성 검사는 채혈 이후 최소 3일 이상이 소요된다. 최초 단계인 혈액 배양 과정에만 1~2일이 소요된다. 특히 혈액배양은 병원균의 성장 속도에 따라 최소 1일부터 최대 7일까지도 소요될 수 있어 이 단계를 단축하는 게 패혈증 예후 개선을 위한 중요한 기술적 도전과제였다.
퀀타매트릭스는 혈액배양 단계를 합성 나노입자를 투여해 혈액 속에서 병원균을 직접 분리하는 세계 최초의 ‘초고속 항균제 감수성 검사’ 기술을 통해 60분 이내로 단축시켰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난제를 해결한 것이다.
◇“3년 내 상용화, 시총 100배 성장 목표”
퀀타매트릭스는 이러한 기술을 3년 내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가장 먼저 공략할 시장으로는 미국을 꼽았다. 권 대표는 “미국은 항생제 내성과 관련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해결 니즈가 강하다”며 “글로벌 파트너사와 손잡고 빠르게 제품 인허가 절차를 밟아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시가총액 100배 성장’을 중장기 계획으로 언급했다. 퀀타매트릭스의 경쟁 제품을 보유한 기업이 6000억원 규모에 인수됐다는 점만 봐도 현재 퀀타매트릭스의 시가총액(24일 기준 848억원)은 터무니없이 낮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대형 진단업체 ‘비오메리외’는 지난 2022년 5월 미국의 ‘스페시픽 다이아그노틱스’ 지분 100%를 4억 1680만달러(약 57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스페시픽은 퀀타매트릭스와 입찰 때마다 마주치던 경쟁사였다. 패혈증 진단 단계 중 마지막에 해당하는 AST 관련 제품 한 가지만 보유하고 있었는데도 약 6000억원의 몸값이 책정된 것이다.
권 대표는 “퀀타매트릭스는 지난해 폴란드와 프랑스 내 대형 입찰 건에서 비오메리외와 경쟁해 이겼다”며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은 이미 기존 제품으로도 입증했기 때문에 주가 업사이드는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