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웃고' 마이크론 '울고'..미세공정 투자 희비 갈렸다

성문재 기자I 2015.10.12 08:47:11

마이크론 6~8월 영업이익률 11.9% 그쳐
비트그로스 세분기째 하락..실적악화 추세
미세공정 전환 앞선 삼성·SK, 수익성 확보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원가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미세공정 전환에 발빠르게 대응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을 키우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 반면 미세공정 경쟁에서 뒤처진 마이크론의 경우 영업이익률과 시장점유율 모두 하락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와 함께 메모리반도체 3강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 마이크론은 이달초 발표한 2015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에서 매출 36억달러, 영업이익 4억2700만달러로 영업이익률 11.9%에 그쳤다. 전분기 16.4%보다 4.5%포인트 하락했다. 경쟁사들에 비해 이익률이 현저히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컨센서스는 소폭 웃돌았다. 그만큼 시장에서 이미 마이크론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다는 뜻이다.

PC D램 가격이 급락하면서 20나노 미세공정 전환이 늦어진 마이크론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DRAM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D램 생산량 증가율)가 최근 세 분기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시장점유율까지 잃고 있다. 마이크론의 다음 분기(2015년 9~11월) 실적 가이던스는 매출 33억5000만~36억달러, 영업이익 2억6000만~3억2000만달러로 실적 악화 추세가 뚜렷하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약 30%의 영업이익률로 수익성과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영업이익률 30.1%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20.8%에서 1년여만에 1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한달에 1조원 꼴의 반도체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업계에서 처음으로 20나노 D램 미세공정으로 전환하며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지난 7일 발표한 3분기 전사 잠정 실적이 매출 51조원, 영업이익 7조3000억원으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었던 것도 반도체 사업의 공이다. 사업별 구체적인 수치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수준인 3조6000억~3조7000억원이 반도체 사업에서 창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률도 30%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매출 4조6386억원, 영업이익 1조3755억원으로 영업이익률 29.7%를 찍었다. SK하이닉스는 부가가치가 높은 모바일 D램 생산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고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오는 22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M14 공장 준공 이후 연말부터 20나노 초반 공정을 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향후 꾸준한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3년전부터 형성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3강 구도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중국의 반도체 사업 진출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한데다 PC D램 가격 하락, 모바일 D램 수요 증가 등 시장 변화가 뚜렷한 만큼 적절한 투자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메모리반도체 3강의 영업이익률 추이(자료: 각사, IBK투자증권)
메모리반도체 3강의 분기별 비트그로스 비교(자료: D램익스체인지, IBK투자증권)
*파란색 삼성전자, 빨간색 SK하이닉스, 초록색 마이크론, 검은색 전체
메모리반도체 3강의 D램 시장점유율 추이(단위: %, 자료: IHS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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