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사설]인기몰이 국민참여 성장펀드, 독립 운영 보장이 관건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논설 위원I 2026.05.26 05:00:00
정부가 의욕적으로 내놓은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의 올해분 국민공모 총량 6000억원의 87%인 5220억여원어치가 첫날 팔려나갔다. 총량의 절반으로 제한된 온라인 판매분은 판매 개시 직후 동났다. 서민 전용으로 1200억원어치가 할당됐으나 실제로는 서민 자금이 2000억원 이상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애초 판매 예정 기간은 3주였으나 이번 주 안에 조기 마감될 것 같다. 정부는 흥행에 고무돼 5년간 매년 6000억원 규모로 예정한 국민공모를 확대하고 올해 하반기에 2차 판매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흥행에는 국민성장펀드의 투자 대상인 반도체·인공지능(AI)·로봇·방산 등 12개 첨단 전략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등 기존 첨단기술주는 증시에서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투자에 망설이던 사람들이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신생 첨단기술 기업 투자를 놓치면 안 될 기회로 여긴 것이다. 펀드 가입자에 대한 파격적 혜택도 한몫했다. 정부가 재정으로 투자금의 20%까지 손실을 떠안아 주고, 최대 1800만원의 소득공제와 배당소득 분리과세(9%)가 적용된다. 이에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가입하지 않으면 바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판매가 흥행했다고 펀드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국민참여형 뉴딜펀드는 자펀드 10개의 평균 수익률이 재정 보전을 제외하면 연 0.75%에 그쳤고, 일반 가입자 평균 수익률도 연 2%대에 불과했다. 박근혜 정부의 ‘통일대박펀드’와 이명박 정부의 ‘유전펀드’도 운용 실적이 형편없었다.

국민성장펀드가 정책 펀드의 첫 성공 사례가 되길 바란다. 일반 공모를 포함해 5년간 총 150조원 규모로 예정된 이 펀드의 성공은 첨단 전략산업 진흥에 큰 힘이 될 뿐 아니라 일반 가입자 재산 형성에도 적잖은 기여를 할 것이다. 그러나 투자 운용에 대한 간섭이라는 관제 펀드의 고질병이 되풀이된다면 성공은 물 건너갈 것이 뻔하다. 역량 있는 전문가들이 수익률 제고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 소신대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성공의 제1 조건이다. 정부는 투자 전문가들을 믿고 한발 물러서서 지켜보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