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로 내려갔던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올라서면서 휘발유, 경유 등 기름값도 다시 오르고 있다. 소비자의 불만은 그 속도와 폭에 있다. 기름값이 내려갈 땐 천천히 조금씩 내려가더니 올라갈 땐 빠르게 큰 폭으로 이뤄진다는 얘기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305.6원으로 전주보다 29.5원 뛰었다.
17주 동안의 하락세를 멈추고 5월 넷째 주 반등하기 시작한 이후 3주 새 56.8원 상승했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개별 주유소 판매가격의 합을 전체 주유소 개수로 나눈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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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의 석유제품가격을 평균해 각 주유소에 공급할 석유제품 가격을 정한다. 6월 첫째 주 주유소 석유제품 공급가격은 5월 넷째 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의 석유제품 가격 평균인 셈이다. 여기서 1주의 시차가 발생한다.
여기에 주유소는 정유사가 공급한 가격을 기반으로 각종 세금과 품질 검사 수수료, 일정 부분의 마진 등을 붙여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주유소는 통상 보름마다 석유제품 비축고를 채우는 점을 고려하면 정유사 공급가격이 소비자 판매가격으로 반영되는 데까지 1·2주 정도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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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둘째 주 현재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의 휘발유 가격은 옥탄가 92 기준 ℓ당 329.8원으로 4월 넷째 주 137.2원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계속 오르고 있어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도 상승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또 다른 요인으론 세금 영향이 꼽힌다. 휘발유의 경우 △교통·에너지·환경세 ℓ당 529원 정액 △주행세 교통·에너지·환경세의 26%인 138.5원 △교육세 교통·에너지·환경세의 15%인 79.4원 △부가가치세 10% 등 세금만 800원 정도 고정적으로 들어간다. 지난주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1276.1원이면 세금만 861.9원으로 그 비중이 68%에 이른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석유제품 시장이 개방돼 있기 때문에 국내 정유사가 휘발유를 비롯한 석유제품 가격을 지나치게 올려 폭리를 취하기가 어려운 구조”라며 “판매가격이 통제된다면 정유사는 더 비싼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에 맞춰 수출하려는 유인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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