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위원장은 “돌이켜보면 혼인 당사자의 계획에 따라 올 가을이 적합한 일정이었다고 하더라도 여타 논란이 생길 것을 미리 예측하고 부조, 화환 등을 막는 좀 더 적극적인 사전 조치를 해야 하는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 자책하며 국민과 민주당 위원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날 사과를 지켜보며 든 생각은 하나입니다. 왜 이제야 사과했는가. 애초에 논란이 불거졌을 때 말할 수 없었던 사과였을까.
국감장에서 논란이 제기됐을 때 당시 최 위원장은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딸의 결혼식을 챙기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비판이 이어지자 그는 사과 대신 문제를 지적한 의원을 향해 “의도가 성공했다. 요즘 말로 내가 긁혔다”고 했습니다. ‘긁혔다’라는 표현은 자신을 향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불쾌감을 드러낸 태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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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설명대로라면 결혼식 일정과 부조·화환 문제는 단순한 실수였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의 태도와 해명은 실수로 넘길 수 없는 문제입니다.
최 위원장은 “너무나 터무니없는 허위 주장에 대해서는 기록 차원에서라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때문에 사과가 늦어졌다는 설명이라면 더욱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가 해야 할 일은 ‘억울함의 기록’이 아니라 원만한 위원회의 운영이었습니다.
지극히 공적인 국감장에서 사적 논란으로 인해 국정 감사가 흔들렸다면 그 책임은 누구보다 위원장에게 있습니다. 그가 보여준 대응은 위원장으로서의 자질에 의문을 남깁니다.
그래도 하나는 남겼습니다. 적어도 이제는 많은 국민이 양자역학이라는 단어만큼은 확실히 알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