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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의 특식이 더욱 기대된 건 ‘스타영양사’인 김민지 매니저 때문이다. 세경고 영양사 재직 시절에 한정된 재원으로 깜짝 놀랄 급식을 학생들에게 제공해 tvN의 ‘유퀴즈온더블럭’에도 출연했던 그는 현재 GS그룹의 식당 총괄 매니저다.
이날 특식 메뉴는 △부채살스테이크 △랍스타테일 △소시지구이 △미니볶음밥 △양송이스프 △봄동딸기샐러드 △수제모듬피클 △미니케이크. 식사를 받아들고 보니 ‘맛있는 거 옆에 맛있는 거’란 표현이 딱 맞다. 호텔 밥처럼 메뉴가 화려한 데다 맛깔나고 예쁘게 담겨 미소와 식욕이 동시에 확 돌았다.
이날 메뉴만큼은 아니라도 그래잇의 메뉴는 평소에도 입맛을 돋군다. 그래잇은 아워홈에서 2개 코너, GS계열사인 GCS가 1개 코너를 운영하면서 맛과 품질에서 경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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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잇은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지시로 시작됐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허 회장은 옛 GS홈쇼핑 대표 시절부터 직원들의 식사에 관심이 많았다. 고객의 경험을 중시하는 철학의 일환”이라며 “그룹 회장에 취임한 뒤에도 종종 구내식당을 이용하다가 문제점을 지적하셨다”고 했다.
허 회장이 지적했던 건 ‘구내식당임에도 직원 이용률이 너무 낮다’는 점. 실제로 이전의 GS타워 구내식당은 외부인도 이용 가능했는데, 직원들이 구내식당을 외면하면서 외부인 이용률이 더 높았다고 한다. 직원 복지 차원의 구내식당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단 허 회장의 지적에 식당은 전면 개조됐다.
GS는 ‘훌륭하다(GREAT)’로 읽히기도 하고, ‘그래, 먹자’(GRE, EAT)로 들리기도 하는 ‘그래잇’으로 식당을 브랜딩화하고 내부는 아늑하고 세련된 우드톤으로 인테리어했다. 아워홈·GCS에 식사를 맡기고 김민지 영양사를 영입해 식사의 질을 높인 점도 큰 변화다.
직원들과 직접·투명하게 소통하기 시작한 점도 인상적이다. 내부망보다 접근성이 좋은 인스타그램의 ‘그래잇.GS’에서는 GS직원은 물론 일반인도 그래잇의 식단표와 사진, 일부 메뉴의 조리과정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별도의 그래잇 홈페이지를 통해선 메뉴별 실시간 식수 현황도 확인 가능하다. 그날 어떤 메뉴가 인기가 높은지, 어떤 메뉴가 혹시 품절되진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직원들이 익명으로 쓰는 솔직한 이용 후기도 모두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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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관계자는 “GS타워에서 일하는 임직원이 3500명 정도인데 식당 개선 후 점심식사에 1700여명이 이용한다”며 “이용률이 리뉴얼 전 10~30%에서 이후 60% 가까이로 늘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가격은? 아침식사는 모든 입주사 직원이 3500원으로 동일하다. 점심은 기본 6500원, 비싼 메뉴는 최대 9500원이다. 일부 계열사는 직원들이 직접 부담하고, 나머지 계열사는 이 비용을 회사에서 부담해 직원들이 무료로 이용한다. 급여에 식대를 포함해 지급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다. 아쉽지만 일반인은 그래잇을 이용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