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최근 자신의 어린시절과 유학시절, 어른이 된 후에 겪은 방황과 극복 등을 진솔하게 담은 첫 에세이 ‘한뼘만 같이 걸을까요’를 출간했다. 책은 ‘낡고 힘든 기억’ ‘순풍산부인과’ ‘유학’ ‘모양이 다른 고통’ ‘다시, 세상 밖으로’ 등 시간 순서대로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김성은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40대나 50대에 내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내고자하는 꿈이 있었는데, 그 꿈이 빨리 이뤄졌다”며 “나를 친구로, 동생으로, 조카로 친근하게 기억해주시는 분들께 내 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
◇‘미달이’에서 어엿한 배우로
김성은의 인생은 ‘순풍산부인과’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미달이’ 캐릭터로 큰 인기를 얻은 이후 또래 아이들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됐고, 부도 함께 얻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다. 그는 늘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볼지도 모른다는 중압감에 시달렸다. 유학을 택하는 바람에 작품을 이어나가지 못한 것도 자신의 잘못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는 “가장 힘든 일은 어떠한 차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다”며 “늘 상황과 나이에 맞는 문제를 겪으며 살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돈이야 부모님께서 관리하셨다지만, 나는 나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졸부 어린이가 조금 부러워질지도 모르겠다. (중략) 물질은 분명히 안락한 삶을 영위하도록 도와주지만 그것이 반드시 행복한 삶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돈≠행복’의 사실을 일찍 깨우쳐서인지 나는 돈이 목적이 되는 시간을 보내지 않기로 결심했다.’
김성은은 ‘미달이’를 바라보는 자신의 생각이 성장 과정을 통해 여러번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미달이’가 한없이 맑고 밝은, 롤리팝 사탕과 같은 아이인 점은 변함이 없다”며 “미달이는 내 인생에서 해낸 일 중 정말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모두의 기억 속에 즐거운 캐릭터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주변에서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준 이들이 살아가면서 큰 힘이 됐다. ‘인복’이 좋은 편이라고 느낀다는 그는 “회사를 다니거나 아르바이트를 했던 때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개인방송을 하는 플랫폼 대표들과 출판사 대표까지 모두 애정과 관심으로 나를 바라봐주고 있다”며 “내가 만난 모든 사람들이 나를 자라게 하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결국 돌아온 건 배우의 길이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연기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인 것 같다고 했다. 김성은은 “연기할 때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배우, 마음을 어루만지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행복한 삶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의 희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 판매 수익의 일부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그는 “특별해 보이지만 특별하지 않은 삶을 솔직하게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공감과 위로를 느낄 수 있도록 글을 썼다”며 “이번 책을 계기로 내 인생도 한번 정리가 된 듯해서 앞으로 다가올 시간이 더욱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