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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 녹십자홀딩스가 처분한 뷰노의 지분가치는 66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현재 남아있는 지분가치(57억원)을 더하면 총 124억원이 된다. 2018년에 전략적투자자(SI)로서 비상장사였던 뷰노의 지분에 50억원을 투자한 것을 고려하면 5년 만에 2.5배의 투자 수익을 거둔 셈이다.
녹십자홀딩스의 뷰노 지분 매각은 주가가 충분히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뷰노는 2021년 2월 26일 코스닥 상장 당일 최고가 3만9350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10월 13일 5000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했던 주가는 올 초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 6일에는 2만원대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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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주가 상승세에는 뷰노의 실적이 올해부터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뷰노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268.1% 증가한 83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비용 개선 노력으로 지난해 영업비용이 236억원으로 전년보다 17.8% 증가하는 데 그친 영향으로 영업손실은 154억원으로 13.7% 줄었다. 업계에서는 뷰노가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뷰노는 지난해 8월부터 ‘뷰노메드 딥카스(VUNO Med-DeepCARS)’에 대한 비급여 처방이 실시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뷰노메드 딥카스는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AI 의료기기다. 지난해 5월 국내 의료AI 최초로 선진입 의료기술로 확정됐다. 올해에는 일반인용 하드웨어 의료기기 ‘Hativ P30’ 등을 출시하면서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녹십자홀딩스는 이번에 지분을 대량 매도했지만 뷰노와 협업 관계는 지속할 전망이다. 길준일 GC녹십자 전략기획실 상무가 뷰노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길 상무는 녹십자홀딩스에서 투자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인물로, 뷰노에 경영 자문을 수행해 왔다.
녹십자그룹은 디지털헬스케어 분야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점찍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왔다. GC녹십자의료재단은 뷰노의 병리 연구팀과 위암병리 AI 솔루션 ‘뷰노메드-패스GC AI(VUNO Med®-PathGC AI™)’를 개발 중이다. GC녹십자의료재단을 통해 AI 진단 기술을 공동개발하는 등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고 협업 성과를 도출하고자 노력해온 것이다.
녹십자홀딩스 측도 “이번 주식 매도는 단순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이라며 “뷰노와의 사업협력은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진행 중인 협력은 변함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뷰노는 이번 지분 매도로 인해 오버행(대량 매도 대기 물량) 부담을 덜게 됐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지난달 17일 23만4624주가 한꺼번에 시장에 풀렸음에도 전일 대비 600원(4.1%) 주가가 상승 마감했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뷰노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일 거래량이 10만주를 넘기는 날이 드물 정도로 거래량이 적었다. 하지만 지난 1월 13일 이후로는 10만주 미만으로 거래량이 떨어진 날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거래량이 늘면서 시장의 수급이 받쳐주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뷰노 관계자는 “지난달 17일 오전에 물량이 쏟아져나왔을텐데도 1시간 내로 시장에서 소화하는 것을 보면서 회사가 이제 수급 측면에서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일로 오버행 이슈를 해소한 것은 물론,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