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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TC 기반 액체생검’이 뭐길래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싸이토젠(217330)은 최근 미국 현지 클리어랩(CLIA Lab·미국실험실표준) 품목 인증을 받았다. 싸이토젠 관계자는 “클리어랩 인증을 받음으로써 미국 제약·바이오사들에도 CTC 기반 액체생검 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시장에서의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싸이토젠은 이번 미국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액체생검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기업간거래(B2B)에서 기업·소비자간거래(B2C)로 서비스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액체생검은 환자의 체액(특히 혈액)을 분석해 질환을 진단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중 ‘CTC 기반 액체생검’은 암 조직에서 떨어져 나와 혈관을 타고 몸속을 돌아다니는 종양세포를 찾아내 암을 진단하는 기술이다.
시장은 아직 여물지 않았다. 현재 얀센, 바이오셉트, 실리콘 바이오시스템즈 등 30여개 기업들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이중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까지 받은 곳은 얀센 뿐이다. 국내에서도 싸이토젠 외에 마크로젠, 지노믹트리 등 소수 업체만 진출해있다. 그러나 전망은 밝다. 싸이토젠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액체생검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학계에서는 이중에서도 ‘CTC’가 10년 후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싸이토젠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CTC 기반 액체생검 시장 규모는 2015년 연 평균 7% 성장해 올해 46조원이 될 전망이다.
◇ 기술 차별점은
싸이토젠이 ‘CTC 기반 액체생검’ 시장 게임체인저를 꿈꾸는 건 그만큼 기술력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싸이토젠은 종양세포를 손상없이 살아있는 상태로 포획할 수 있는 기술을 가졌다. 이른바 ‘라이브(Live·살아있는) CTC’ 기술이다. 싸이토젠 관계자는 “암세포를 추출하는 방식은 다양한데 대부분 항체가 터지는 단점이 있다. 즉 생존률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라며 “항체가 손실되거나 사멸하면 정보 역시 손상돼 분석에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암세포를 하나씩 집어내기도 비용이 많이 들어 상용화에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라이브 CTC’ 기술은 자체 개발한 ‘고밀도 미세다공칩’으로 구현된다. 체에 거르듯이 별다른 압력을 주지 않고 중력을 이용해 암세포가 필터를 통과하게 한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코팅 작업이 돼있어 ‘암세포의 90% 가량’은 생존한다는 전언이다. 현재 액체생검의 주류인 CT(Circulating tumor) DNA 검사 방식(60%)보다 생존률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한번 부으면 되고 살아있는 암세포를 대거 확보할 수 있어 비용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싸이토젠 관계자는 “살아있는 암세포를 잡아내야 현재 어떤 특성을 지녔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며 “그만큼 생존률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싸이토젠은 분리기술 특허만 10개를 보유했다.
이제 관심은 이번 미국 클리어랩 인증이 싸이토젠 실적을 언제 끌어올릴 지다. 싸이토젠은 작년 매출이 6억4266억원으로 전년보다 되레 19.6%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65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싸이토젠 관계자는 “현지 조직을 꾸리는 등 준비를 감안하면 유의미한 매출은 내년부터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던트헬스가 CT DNA 방식으로 액체생검 시장 표준이 된 것처럼 싸이토젠이 CTC 방식으로 액체생검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되겠다는 게 최종 목표”라며 “항암신약, 검사법 등 자사가 CTC를 통해서 새롭게 개척할 수 있는 영역도 많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