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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를 불과 4개월도 채 안 남겨둔 현재 야권의 모습이다. 이에 반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출마선언이 잇따르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6곳 수성+알파’를 내걸었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감안하면 절반이하의 광역자치단체장 스코어를 받아볼 확률이 높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역시 잘해야 1곳 정도 얻을 수 있어 보인다. 4개월 뒤 과연 민주당은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승승장구하는 것은 여당이 정말 잘해서라기보다 야당이 지리멸렬한 탓이 더 크다. 117석의 거대 제1야당 한국당의 경우 홍 대표가 1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부산시장의 경우 후보들의 공정한 경선 요청도 무시하고 있다. 현재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한국당 소속은 부산·대구·인천·울산·경기·경북 등 6곳이다. 홍 대표 사퇴로 권한대행체제인 경남지사를 포함하면 7곳으로 늘어난다.
홍 대표가 TK를 지키겠다며 많은 논란에도 대구에서 당협위원장을 맡았지만, 실제 대구 민심은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다. 한국당 소속 권영진 현 시장과 김부겸 행안부 장관의 가상대결에서 늘상 김부겸 장관이 앞서는 탓이다.
부산시장도 민주당 오거돈 후보가 현 서병수 시장 등을 압도하고 있다. 홍 대표는 설 연휴 직전인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경남지사는 나오는 후보와 함께 홍준표 재신임 선거로 치르겠다”고 했다. 그만큼 경남지사도 녹록치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이나 남경필 경기지사도 현역 프리미엄이 크지 않다.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으로 옮긴 남경필 지사는 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 전해철 민주당 의원과 경합중이다. 유 시장은 김교흥 국회 사무총장, 박남춘 의원, 홍미영 부평구청장에 모두 밀린다. 한국당이 현재로서 확실히 가져갈 수 있는 광역자치단체장은 경북지사, 울산시장 정도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손잡은 ‘개혁보수’ 바른미래당은 상황이 더 암울하다. 현재 유일한 광역자치단체장인 원희룡 제주지사가 무소속 출마와 잔류를 놓고 고심하고 있어서다. 원 지사마저 탈당한다면, 바른미래당은 광역자치단체장을 단 1명도 배출하지 못할 수 있다.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지만,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 목표를 수도권 2위로 잡아야 할 것 같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국민의당에서 탈당한 15명 의원으로 꾸린 민주평화당도 매한가지다. 박지원 의원이 전남지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부인이 최근 뇌수술을 받는 등 불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배숙 민평당 대표는 3곳 이상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1곳도 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당 내부에서 민주당과 지선 연대 등을 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반면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9곳+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내심 두자릿수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렇게 제시할 경우 자칫 오만해보여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금까지 6번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정권 초에는 여당이 압승했고, 이후에는 야당이 대체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정권 심판론이 먹힌 탓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양당체제가 아닌 다당제 구조하에 치러지는 첫 번째 지방선거다.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 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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