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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납세자연맹은 24일 오전 10시30분에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이 같은 기자회견을 연다고 이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시민단체가 종교인 과세를 유예하자는 국회의원에 대해 사퇴를 공개 요구하고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자회견에는 납세자연맹, 동학천도교보국안민실천연대, 바른불교재가모임, 불교환경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정의평화민주가톨릭행동,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참여불교재가연대, 한국교회정화운동협의회 등 10개 단체가 참여한다. 이들은 종교인 과세유예 법안(소득세법 개정안)을 낸 의원 25명의 사진과 ‘○○○ OUT(아웃)’ 문구가 새겨진 25개의 피켓을 들고 나설 예정이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매뉴얼 미비 등 실무적인 이유 때문에 과세를 유예하자는 건 핑계 일뿐”이라며 “수입·지출이 투명해지기 때문에 세무조사에 거부감이 있고 특권을 내려놓아야 하는 대형교회 목사들이 적폐청산에 반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종교인에 대한 과세 예외는 우리 사회의 오랜 적폐”라며 “내년에 반드시 종교인 과세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종교인 과세를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지난 9일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한 종교인 과세가 2020년 1월로 미뤄진다.
권석창, 권성동, 김선동, 김성원, 김성찬, 김영진, 김진표, 김철민, 김한표, 박맹우, 박주선, 박준영, 송기헌, 안상수, 윤상현, 이개호, 이동섭, 이우현, 이종명, 이채익, 이헌승, 이혜훈, 장제원, 조배숙, 홍문종 등 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 의원 25명이 법안 발의에 참여했다.
이들은 발의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세부 시행기준 및 절차 등이 마련되지 않아 종교계가 과세 시 마찰과 부작용 등을 우려하고 있다”며 “(2년 유예로) 과세당국과 종교계 간에 충분한 협의를 걸쳐 철저한 사전준비를 마치고 충분히 홍보해 처음 시행되는 종교인 과세법이 연착륙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차질 없이 국세청이나 세정 당국에서 하고 있다”며 준비 미비라는 주장에 선을 그었다.
한편 지난 23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조계종, 한국불교종단협의회를 찾아 종교인 과세 관련 의견을 수렴했다. 기재부, 국세청은 지난 18일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등 개신교 측과도 면담을 진행했다.이르면 9월 종교인 과세 관련 지역별 설명회, 10월께 국세청의 매뉴얼 책자 발간도 추진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더 미루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종교인 과세=국회는 2015년 12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종교인들에게 과세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종교인 과세)을 처리했다. 다만 시행일은 2018년 1월1일로 정해 2년을 유예키로 했다. 법이 시행되면 목사, 스님, 신부, 수녀 등 종교인들이 의무적으로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세율은 현행 소득세와 같다. 다만 종교단체에서 받는 학자금, 식비, 교통비 등은 과세대상에서 제외키로 했고 공제 혜택도 부여했다. 세무조사 때는 종교단체 장부·서류는 종교인 개인소득 부분만 제출하기로 법에 명시했다. 종교인 과세는 1968년 이낙선 초대 국세청장이 종교인 과세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공론화됐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국민 개세주의(皆稅主義) 원칙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종교계에서는 사업장에 소속된 근로자가 아니라 영적인 일을 하는 성직자로서의 특수성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 번번이 과세는 무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