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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완연한 4월부터 계절의 여왕 5월까지 전국 곳곳에선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봄 축제 하면 ‘꽃구경’을 떠올리기 쉽지만 최근에는 20~30 젊은층을 중심으로 ‘특별한 경험’에 초점을 맞춘 이색 축제가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인 행사가 ‘디네 앙 블랑(Diner en Blanc)’이다. 디네 앙 블랑은 프랑스어로 ‘순색의 만찬’이라는 뜻으로, 1988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세계 최대 규모의 야외 파티다.
행사에 초대받은 사람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흰색으로 차려입고 주최 측이 정한 시간, 장소에 모여 직접 준비한 프랑스 궁정 만찬을 즐기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수천, 수만 명의 사람들이 야외에서 흰옷을 맞춰 입고 식사를 하는 이색적인 장면으로 화제가 됐는데, 파리 에펠탑, 뉴욕 월스트리트,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등에 이어 지난해에는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도 열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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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네 앙 블랑은 전 세계 5개 대륙, 70개 도시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행사로, 파리에서만 매년 약 1만 여명이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선 몇 가지 규칙을 따라야 한다. 우선 신발에 머리핀 등 액세서리 하나까지 모두 흰색으로 치장(액세서리의 경우 메탈은 가능)하되 ‘우아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음식은 빵, 에피타이저, 메인요리, 디저트 등 코스로 준비하는데 만찬에 필요한 테이블, 의자, 집기류 등 일체를 참가자가 직접 준비해야 한다. 개최 장소를 행사 직전까지 공개하지 않는 것도 특징. 만찬 장소는 행사 시작 몇 시간 전 참가자들에게 문자로 발송된다.
행사 참여 방식도 까다롭다. 지난해 참가자 또는 지난해 참가자의 추천을 받아야만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그 밖의 참가자는 공식 홈페이지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 중에서 선착순으로 초청한다.
참가비는 1인당 5만5000원(49달러, 연회비 포함)으로 올해 행사는 5월27일 서울, 8월26일 부산에서 각각 열린다.
이번 주말에는 서울 도심과 근교 캠핑장에서 각각 이색 축제가 펼쳐진다.
한국 최고층 빌딩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123층을 뛰어오르는 ‘수직 마라톤’ 대회와 올해 3회째로 캠핑과 요리, 공연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이데일리 캠핑요리축제 ‘렛츠 고 캠핑(Let’s Go Camping)‘이 그것이다.
오는 23일 열리는 수직마라톤대회는 롯데월드타워 1층 아레나광장에서 123층 전망대까지 해발 500m, 총 2917개의 계단을 뛰어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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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행사 모두 얼핏 힘들고 번거롭다 생각할 수 있지만 롯데월드타워 국제 수직 마라톤 대회 ’스카이런‘은 1000명 참가가 모집이 접수 첫 날 끝났고, ’렛츠 고 캠핑‘도 부문별 경쟁률이 2대 1에 달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들 축제의 공통점은 평상시 쉽게 보기 힘든 광경을 연출해 참여 사실 자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자랑하기 쉽고, 오감만족 행사에 선물까지 푸짐해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점이 꼽힌다.
’렛츠 고 캠핑‘을 예로 들면 캠핑요리대회 이외에 1박2일간 가수 유리상자의 미니콘서트를 비롯해 어른들을 위한 맥주파티와 아이들을 위한 피자쇼, 캠핑용품·장난감 벼룩시장 등 부대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참가자 100팀 모두에게 10만원 상당의 환영선물을 제공하고, 요리대회 부문별 수상자(특별상까지 총 20개팀)에게 2000만원 상당의 상금과 부상을 수여하는 등 초대만 받으면 푸짐한 선물을 챙길 수 있다.
디네 앙 블랑 주최사 화이트디너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에선 처음으로 행사가 진행됐는데 초청인원의 5배에 달하는 참가신청자가 몰리는 등 그 어떤 도시보다 열기가 뜨거워 올해에는 부산에서도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면서 “자신에게 특별한 무언가를 제공할 수 있다면 적당한 불편함을 감수하는 소비 트렌드가 축제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