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올 초 창업 1년도 되지 않아 시선·뇌파 기반 인터페이스(ERI, Eye-Brain Interface)용 웨어러블 헤드셋을 개발한 채용욱(34) 룩시드랩스 대표의 시제품 설명이다. 그가 자신이 개발한 헤드셋을 착용하고 시선의 움직임만으로 직접 문자를 보내며 한 말이다. 룩시드랩스가 처음으로 개발에 성공한 ERI 웨어러블 헤드셋은 올초 열린 CES 2016 행사에서 ‘10대 스타트업 아이디어’에 선정되고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을 정도다. 채 대표는 “올 하반기에는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시선 인식 기술과 뇌파 정보 분석 기술의 간섭을 줄여 다양한 분석이 가능하도록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서울 역삼동 마루180에서 열린 퓨처플레이 ‘테크업 데모데이’에서는 룩시드랩스와 같은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초기 창업기업(이하 스타트업)들의 초기 개발품들을 대거 만날 수 있었다.
힘의 세기와 방향을 인식할 수 있도록 휘어지는 밴드 형태의 센서를 선보인 스타트업도 있었다. 안영석 임프레시보 대표는 “애플워치나 삼성의 스마트워치 모두 나름의 제스쳐 기능을 탑재했지만 추운 겨울에 장갑을 끼고 사용하거나 세밀한 동작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패브릭 소재의 3D 터치센서와 초소형 컨트롤러 등을 사용해 시계끈에 힘의 세기와 방향 등 다양한 입력의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드론 조종이 가능하도록 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능을 개발 중인 레비(Levih), 환자의 두뇌를 컴퓨터 뇌모델로 구현해 뇌 자극이 두뇌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을 수 있도록 한 소프트웨어를 선보인 뉴로핏(Neurophet) 등 9개 스타트업들은 저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킨 시제품들을 이날 선보였다. 이미 상용화를 목전에 둔 제품부터 서울시, 서울삼성병원 등과 협업을 진행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스타트업도 다수였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단순히 몇 마디 말로 아이디어나 회사 소개를 하는 것에서 벗어나 모처럼 실제로 기술을 선보이는 것이 이번 행사의 취지”라며 “‘스마트폰 이후의 미래’를 중요한 가치로 두고 세상을 움직일 기기를 제작하는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을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창업 팀들은 “제품 기획 단계부터 사업 개발 단계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모인 구성원들과 함께 힘을 모았던 것이 큰 힘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디어 구상 단계부터 팀을 만드는 단계까지 선배 창업자들이 직접 공동 창업자로 참여하는 방식이 성과를 볼 수 있게끔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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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참석한 창업투자 전문가들은 기술 자체를 개발하기보다는 시장의 관점에서 기술을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가야할 길이라고 조언했다. 허진호 트랜스링크 대표는 “해외 스타트업들은 AI를 산업 등에 적용하는 단계에 도달했다”며 “비즈니스 관점을 가진 스타트업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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