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불안에 돈 몰린 방산 ETF…수익률 상위권 휩쓸어[펀드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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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I 2026.03.08 10:18:01

미·이란 무력 충돌 속 방산 수요 확대 기대 부각
‘TIGER K방산&우주방산’ 15.10% 올라 주간 1위
상위 5개 상품 모두 방산 테마…저점 매수도 유입
“중동 불안 장기화 땐 중장기 방산 수요 확대 가능성”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방산 테마 상품이 주간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중동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방산 수요 확대 기대가 커지면서 관련 ETF로 자금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증시 급락 이후 저점 매수 심리까지 유입되며 방산 테마 쏠림이 한층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8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액(클래스 합산) 100억원 이상, 운용 기간 1개월 이상인 국내 주식형 펀드를 대상으로 최근 1주일(3월 3~6일)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방산&우주방산’ ETF가 15.10% 올라 1위를 차지했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21.14%, 연초 이후 수익률은 64.66%로 집계됐다.

2위는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레버리지’ ETF로 주간 수익률 14.92%를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방산TOP10레버리지’ ETF는 12.44%로 3위에 올랐다. 이어 ‘PLUS K방산’ ETF가 10.02%, ‘KODEX 방산TOP10’ ETF가 9.53%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주간 성과 상위 5개 상품이 모두 방산 테마로 채워진 셈이다.

방산 관련 상품 강세 배경으로는 중동 정세 불안과 이에 따른 무기 수요 확대 기대가 꼽힌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에 실전 배치된 천궁-II가 최근 이란 공습 방어 과정에서 성능을 입증했다는 평가와 함께, UAE가 국산 요격미사일 체계인 천궁-II의 조기 공급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종목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천궁-II는 항공기와 탄도탄을 동시다발적으로 표적·요격할 수 있는 중거리 방공무기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개발엔 LIG넥스원(미사일·체계 종합), 한화시스템(레이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발사대·차량) 등이 참여했다. LIG넥스원은 2022년 UAE와 2조 6000억원 규모의 천궁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실제 주식시장에서도 주요 방산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LIG넥스원(079550)은 지난 한 주에만 63.85%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화시스템(272210)은 39.88%,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23.93% 올랐다. 이 가운데 ‘KODEX 방산TOP10레버리지’ ETF는 지난 5일 하루 동안에만 29.69% 급등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방산 관련 종목의 강세를 수주 확대 가능성을 선반영하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폴란드·사우디아라비아·호주·루마니아 등으로의 수출 증가 기대가 이어지는 데다 K9 자주포, K2 전차 등 주력 무기체계의 추가 수주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어서다. 정부의 국방예산 확대 기조와 무기 국산화·수출 지원 정책도 업종 전반의 관심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채운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미국 내 국방예산 증액 필요성을 키우는 동시에, 전쟁이 조기에 진정되더라도 중동 지역 국가들이 후속 충돌과 역내 불확실성에 대비해 무기 도입을 확대할 가능성을 높인다”며 “단기 이벤트를 넘어 중장기 방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표=KG제로인)
방산 테마를 제외하면 전반적인 펀드 시장 분위기는 부진했다.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10.90%를 기록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영향이다. 코스피는 큰 폭으로 하락했고, 코스닥도 지난 4일 외국인과 기관의 패닉셀링 속에 14% 넘게 급락하며 시장 개설 이후 최대 일일 하락률을 기록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역시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0.29%로 집계됐다. 소유형·섹터별로는 북미 주식형 펀드가 1.56%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유형별로는 해외주식혼합형 -0.49%, 해외채권혼합형 -0.39%, 해외부동산형 0.43%, 커머더티형 -0.20%, 해외채권형 0.32%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글로벌 증시도 한 주 내내 중동 분쟁 여파에 흔들렸다. 미국 S&P500지수는 주 초반 발표된 고용 지표가 연착륙 기대를 뒷받침한 가운데,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 확산 속 에너지·방위산업 관련 업종이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유럽 증시는 에너지 공급망 차질 우려가 부각되며 약세를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중동 분쟁 여파로 안전자산인 엔화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엔·달러 환율이 급락하자 주요 수출주가 약세를 보이며 하락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도 글로벌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극대화된 상황에서 내수와 수출 경기가 둔화하리란 공포가 반영되며 내림세를 보였다.

자금 흐름을 보면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271억원 증가한 18조 69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순자산액은 5조 5947억원 줄어든 44조 1700억원으로 감소했다.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3208억원 감소한 38조 737억원, 순자산액은 4254억원 줄어든 38조 9353억원으로 나타났다.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6조 8463억원 증가한 174조 5679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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