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T-877 부활 꿈꾸는 브릿지바이오…“조 단위 메가 딜 성사시키겠다”

나은경 기자I 2022.07.28 08:10:44

美 FDA BBT-877 2상진입 승인 후 첫 IR 진행
재기술이전에 자신…“우려 해소·임상 진전으로 몸값 2배”
“보유 파이프라인 성장가능성 比 회사가치 저평가”
BBT-877 2상 IND 공시 후 주가 7.6% 반등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현재 진행 중인 과제 여러 개에서 조 단위 메가 딜이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BBT 176’, ‘BBT-207’은 항암제를 개발하는 글로벌 빅파마 대부분, 즉 수십개의 제약회사와 사업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아주 보수적으로 잡아도 선급금(업프론트) 600억원, 총 규모 1조5000억원 수준으로 기술이전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27일 오후 임종진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이하 ‘브릿지바이오’) 전략총괄부사장은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주주간담회(IR)에서 기업가치 반등을 자신하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 2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BBT-877의 임상 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하면서 과제 가치 상승요인이 추가된 데다 BBT-176과 BBT-207도 기존의 기술이전 참고사례(레퍼런스 딜)를 감안할 때 조 단위 가치의 기술이전 성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브릿지바이오 주주간담회 (사진=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BBT-176·BBT-207서 기술이전 성과 먼저 나올 것”

가장 먼저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는 파이프라인은 4세대 폐암치료제로 개발 중인 BBT-176과 BBT-207이다. 임 부사장은 “현재 BBT-176과 BBT-207의 (기술이전 논의) 진행상황과 사업개발 논의 진전이 가장 빠르다”며 “(경쟁후보물질인) 미국 블루프린트메디슨스의 ‘BLU-945’가 중국 제약바이오 기업 자이랩에 7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됐는데 우리는 보수적으로 봐도 최소한 이의 2배는 되는 규모로 기술이전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BBT-401 역시 현재 경구제로 개발 중인 치료제 후보물질이 없는 상황에서 하반기 중 데이터 확보가 되기 전에 글로벌 제약사와 먼저 사업개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BBT-401은 브릿지바이오가 궤양성 대장염 신약 치료제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다. 회사측은 얀센과의 미국 테라반스 바이오파마의 염증성 장 질환 치료제 ‘TD-1473’ 계약을 참고사례 삼아 이와 BBT-401 역시 유사한 규모의 기술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2018년 당시 TD-1473은 선급금 1억달러(한화 약 1300억원)에 총 계약규모 10억달러(1조3000억원) 수준으로 얀센에 기술이전됐다.

임 부사장은 “낮은 수치지만 당시 약물이 혈중에 노출돼 고농도로 사용할 수 없었던 TD-1473과 달리 BBT-401은 어느 환자에서도 혈중에 약물이 노출된 사례가 없었다”며 “안전성 측면에서 TD-1473보다 BBT-401이 100% 우위를 갖고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BBT-877 우려 해소? 주가도 반등

이날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인 ‘BBT-877’이었다. BBT-877은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된 지 1년만인 2020년 반환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임상 2상 개시로 회사가 BBT-877의 부활을 공식화하면서 우려도 일부 해소,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회사측은 이르면 다음달 중 BBT-877 임상 2상 환자모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3분기 안에 임상 2상에 진입할 경우 오토택신 저해제 계열 후보물질 중 BBT-877의 개발 속도가 가장 앞서게 된다. 경쟁약물이었던 갈라파고스의 ‘GLPG1690’은 지난해 2월 임상 3상을 중단했고, 블레이드 테라퓨틱스의 ‘BLD-0409’는 지난 1월 임상 1상이 종료돼 2상 진입을 앞둔 상태다.

지난 21일 종가 기준 1만1150원이었던 주가는 27일 1만2000원으로 장 마감하면서 BBT-877의 임상 2상 진입 발표 이후 4일간 7.6% 올랐다. 811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찍었던 지난 4일보다는 48% 상승했다.

이날 임 부사장은 “미국 FDA에서 전 파트너사(베링거인겔하임)에서 제기한 잠재적 독성이슈가 모호하고 명확하지 않으며 IPF환자들의 미충족 의료수요를 고려해 유연하고 신속한 개발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기술이전 규모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최소 1.5배 이상의 딜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했다. 임 부사장은 “업계에서는 보통 임상 1상 중인 파이프라인과 2상 중인 파이프라인의 밸류 차이가 2배 이상 난다고 평가한다”며 “앞서 베링거인겔하임과 선급금 600억원, 총 규모 1조5000억원으로 기술이전이 됐으니 이번에는 적어도 선급금을 1000억원 이상은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사업개발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BBT-877 임상 2상 진입 발표 후 국내에서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NDR) 분위기도 좋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임 부사장은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지난 21일 NDR은 기관투자자들의 참여율이 높고 자리도 금방 다 찼다”며 “기관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더 적극적인 소통으로 헤쳐나가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임 부사장은 “올해 세 개의 과제를 잘 진행하고 6개의 과제를 임상 진입시킬 계획”이라며 “브릿지바이오의 기업 가치가 지금 수준에 머무는 것이 맞을지는 다시 한번 깊게 고민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종가 기준 브릿지바이오의 시가총액은 2384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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