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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몸짓 읽어주는 여자로 활약하고 있는 비언어 커뮤니케이터 이상은 스마트바디랭귀지 대표(사진)는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가운데 도보다리 회담에서 이같은 모습을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러링 현상’은 말 그대로 상대방의 모습을 나에게 거울처럼 반영하는 것이다. 주로 친한 사이이거나 유대감이 강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 방송 중 유병재와 김수용의 식사 장면에서 ‘미러링 현상’을 발견한 뒤 “우리에게 거울 세포라는 게 있다. 상대방의 표정이나 동작을 보면 그것을 똑같이 따라 한다”며 “본인도 모르게 따라하는 거다. 굉장히 공감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취재진을 물리고 도보다리 벤치 위 단둘이 남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도 서로에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문 대통령이 오른손으로 안경을 만지자 김 위원장도 오른손으로 안경을 추켜올렸다”며 “김 위원장의 습관이라고 할 수 있지만, 문 대통령이 먼저하고 김 위원장이 나중에 따라했다는 점을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의 대화가) 어떤 내용인지 모르지만 주제에 대해 서로 관심이 높고 집중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미러링 현상은 10여 분 후 또다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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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서로 박자와 조화, 리듬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물론 전략적인 태도일 수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빠른 걸음인데 문 대통령의 걸음속도를 맞추려는 부분이 돋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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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분석에 따르면 두 정상의 교감은 ‘도보다리 밀담’에서 긴밀히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30분간의 독대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차례대로 유사한 행동을 보이고 서로를 살핀 두 정상의 모습이 이번 회담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이 대표의 눈길을 끈 것은 김 위원장의 ‘미소’다.
이 대표는 “그동안 공개된 김 위원장의 표정은 눈썹에 힘이 잔뜩 들어간 채 입만 웃고 있는 어색한 모습이었다면, 이번엔 친밀함을 어필하기 위해 자연스럽고 환한 미소를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웃는 모습은 80m 떨어진 사람의 뇌가 인식할 정도로 강력한 힘이 있다고 한다”며 “김 위원장이 ‘미소 정치’를 통해 독재자 이미지가 아닌 친근함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함이 아닐까”라고 풀이했다.
김 위원장의 ‘열린 태도’는 이번 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이끌어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