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만원어치 사면 정직원 채용"..가정주부 울린 다단계업체

취업을 조건으로 건강보조식품을 구입한 피해자들이 다단계업체 사무실에서 자신이 구입한 물품에 대한 반품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 혜화경찰서 제공 동영상 갈무리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가정주부들에게 취업을 미끼로 강제적으로 고가의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해 수억원을 챙긴 다단계회사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방문판매업체 대표 박모(49·여)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4년 10월 무역회사 사무보조원을 채용한다는 허위공고를 내고 이를 보고 찾아온 가정주부들에게 “회사 물품을 하나쯤 써봐야 한다”며 먼저 30만원짜리 건강보조식품을 165만원에 팔았다.

이들은 이어 주부들에게 “정직원이 되려면 물품 2500만원 정도를 판매하거나 직접 구매해야 한다”며 2014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47명에게 총 3억 5125만원을 뜯어냈다.

이들은 주부들과 면담으로 경제적 형편을 미리 파악, 구매물품 할당량을 차등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현금이 없는 주부들에겐 카드론이나 보험약관대출을 알려줘 대출을 받게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실제로 할당량의 물품을 구입하면 정직원으로 채용했지만, 당초 약속했던 월급 150만원보다 적은 돈을 지급하며 다른 주부들을 전화로 모집하는 일을 시켰다.

경찰은 “가정주부들이 직장을 구할 때 회사업무의 성격과 근로조건 등을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