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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전국 25만여명 지방공무원들의 공적부조기관이자 8조2000억원에 이르는 자산을 운용하는 국내 3대 공제회 중 하나인 행정공제회가 올해 수익률과 안정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다양한 투자처 발굴에 나선다. 안정된 수익 확보와 꾸준한 회원 수 확대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자산규모를 15조원까지 키운다는 계획이다.
◇구조화채권·선순위담보부대출펀드로 안정 수익 노려
행정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고 있는 장동헌(사진) 사업부이사장은 23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연초부터 다양한 투자처를 정했고 거의 모든 의사결정이 마무리 돼 가고 있다”며 “갈수록 저금리가 심화되는 상황인지라 채권성 자산을 늘린다는 방침을 우선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단기 금리차를 이용해 일정 범위 안에서 금리차(=스프레드)가 생기면 수익을 얻게 되는 구조화 채권에 일정부분 투자함으로써 4.8%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장 부이사장은 “차주에게 선순위 담보를 받아서 대출해 주는 형태의 펀드인 선순위담보부대출형펀드도 새로운 투자처로 개발했다”며 “단순하고 투명한 형태의 채권적 성격을 갖고 있는 이같은 투자처를 통해 위험수준을 낮추고 5% 내외의 투자 수익을 추구하는 형태의 구조를 짜서 조만간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체투자 가운데에서는 밸류애드(Value-add·가치증대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장 부이사장은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공실이 있는 건물을 저가에 사서 구조를 잘 바꾸고 임차인들의 구성을 바꾸는 등 가치를 높여 재매각하는 형태의 밸류애드형 부동산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최근엔 부동산 가치가 아직 저평가돼 있는 호주쪽에서 오피스빌딩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변동성 확대는 초과수익 낼 수 있는 기회될 수도
행정공제회는 이달초 창립 41주년을 맞아 선포한 ‘뉴 비전 2020’에서 오는 2020년까지 자산규모 15조원, 지급준비율 95%, 운용수익률 5.5%, 회원만족도 90점 이상의 4대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 장 부이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운용수익에 더해 회원 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함으로써 1조원 정도의 자산 증가가 예상된다”며 “전국 지방공무원들의 공제회 가입률이 98%에 이르고 있지만 1995년부터 뒤늦게 지방공무원으로 전환된 서울시 공무원들은 가입률이 50% 정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상대로 회원 가입에 대한 안내와 홍보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대내외 악재로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시장 전망에 대해선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전술적 자산 배분을 통한 초과수익률 확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장 부이사장은 “올해 시장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보통 1500억원 수준을 유지하던 현금성 자산을 지난해말 6700억원까지 늘려 놨다”며 “지난달 주식시장이 폭락했을 때 이 현금을 이용해 저점 매수를 했는데 시장이 정상화될 경우 적절한 시점에 이익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올해 내내 투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변곡점을 다 맞추는 것은 어렵겠지만 변동성있는 시장에 잘 대응해 전술적 자산배분에 나선다면 오히려 초과수익을 낼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으로 지난해 11월 취임한 장 부이사장은 “주식형펀드 매니저로서의 성공과 대체투자 운용 경험, 금감원을 거치면서 배운 리스크 관리와 외국 자산운용사 대표 경력 등 다양한 큰 경험들을 행정공제회의 효율적 자산 운용에 밑거름으로 활용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