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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마유크림하면 또 짝퉁 논란을 빼놓을 수 없죠. 패키지가 똑같은데 제조판매업체가 다른 제품을 비롯해 색깔은 비슷하지만 이름이 다른 제품 등 100여개 유통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매출과 인지도 기준으로 가장 유명한 제품은 배우 이하늬 씨가 선전하는 클레어스 코리아의 ‘게리쏭 9컴플렉스’입니다.
본래 마유크림은 일본산이 유명합니다. 일본 갈 때 하나씩 부탁해서 사오는 품목 중 하나가 마유크림이잖아요. 어떤 제품을 사야 하냐? 가장 유명한 제품은 뭐냐? 일본 제품 아니고 우리나라 것도 괜찮냐? 최근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단돈 1000원이라도 조금 더 좋은 제품을 고르고 싶으신 독자를 위해서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인 것을 미리 밝혀둡니다.
◇한 vs 일 마유크림…지속력·보습력 日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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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격은 클레어스가 비쌉니다. 손바유 제품은 일본에 이민간 지인을 통해 구입한 현지 가격이구요, 클레어스 제품은 대부분 ‘1+1’ 세일을 하거나 명동 직영매장은 40% 정도 상시 세일을 하고 있어서 2만 7000원대에 살 수 있었습니다. 대신 케이스나 디자인은 클레어스 제품이 더 고급스럽습니다. 클레어스 제품은 크림을 뜨는 스파츌러 등이 내장돼 있는 데 반해 일본 제품은 단출하기 때문이죠.
크림을 발림성, 보습력, 지속력 이 세 가지에 중점을 두고 사용해봤습니다. 발림성은 우위를 가리기 힘듭니다. 제형이 다르거든요. 일본 마유크림은 100% 마유만을 추출한 제품입니다. 첨가물과 향 모두 없습니다. ‘품질이 좋은 식용말의 지방을 짜내서 나온 기름을 수년간 저장한 후 액체원유의 상층부와 고체원유의 하층부로 분리. 이 원유를 진공탱크에서 증기세척을 통해 불순물이 없는 100% 마유로 만듭니다.’ 일본에 유학 다녀온 친구가 번역한 제조과정입니다. 가령 삼겹살을 구워먹은 후 그릇 설거지 안하고 두면 아침에 하얗게 굳어 있죠? 이 제품도 시원한 곳에서는 하얗게 굳고, 더운 곳에 두면 흐물흐물해지는 제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클레어스 제품은 일반적인 크림 제형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제품은 100% 마유가 없습니다. 마유 성분보다는 셰어 버터가 더 많이 들어있죠. 아이러니한 점은 순수한 천연기름인 일본 마유는 아침에 바르고 나오면 너무 번들번들해서 반드시 양 조절이 필요합니다. 지인은 하나만 바르면 너무 부담스러워서 수분크림과 섞어 바른다고 하더군요. 클레어스 제품은 일반적인 크림 제형이라서 아침이나 저녁이나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습력과 지속력은 일본 제품이 월등히 좋았습니다. 특히 지속력은 손바유를 따라갈 수 없더군요. 얼굴을 반반으로 나눠서 바르고 자면 아침에 손바유를 바른 쪽은 반질반질한 반면 클레어스를 바르고 잔 쪽은 텁텁한 느낌이 들었고, 윤기가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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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유의 가장 인상적인 면은 역사와 장인정신이었습니다. 손바유의 전신인 쓰쿠시노물산연구소는 100% 마유를 추출하기 위해 1970년부터 개발을 했고, 수많은 실패를 통해 1988년 일본 후생성으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손바유 패키지에 쓰인 ‘존경스러운(고품질의) 마유(尊馬油)’라는 대목을 봐도 제품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단기간 우후죽순 생긴 우리 마유크림 업계로부터 아쉬운 점도 그런게 아닐까요.